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늘 소수의 길을 걸었다. 2015년 업계 5위권에도 못들던 미래에셋증권이 한때 업계 1위였던 KDB대우증권을 인수하겠다고 나섰을 땐 안팎의 반발이 거셌다. 장부가보다 6000억원을 더주고 인수합병(M&A)에 성공하고 나서도 '승자의 저주'라는 꼬리표가 그를 따라다녔다. 2018년 '듣보잡' 운용사였던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X를 5200억원에 샀을 때도, 2022년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할 때 3000억원을 지원 사격했을 때도 그랬다. 이후 미국 우주발사체 기업 스페이스X에 1조1000억여원(고객 자산 포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자 "증권사가 왜 벤처투자를 하느냐"는 비아냥을 들어야했다.

'다수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없었던 박 회장의 결정은 몇년 뒤 하나 둘 '옳은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대우증권을 인수해 글로벌 투자은행(IB)이 되겠다던 그의 포부는 10년 만에 현실이 됐다. 미래에셋그룹의 운용자산(AUM)은 1300조원, 글로벌X와 타이거 브랜드로 미국 유럽 호주 등 전세계 시장에서 운용하는 ETF 자산 규모는 400조원(6일 기준 385조원)에 육박했다. 올해 스페이스X 투자로 그룹이 벌어들일 평가이익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미래에셋증권이 벌어들인 세전이익 2조원에 육박하는 돈을 스페이스X 투자로 회수하는 셈이다.
“지금의 소수가 앞으로도 소수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가 더 많다는 게 역사가 보여주는 사실이고 내 비즈니스 경험이다. 소수의 입장이 장기 트렌드에 부합하는 것이라면, 언젠가는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르게 된다.”

박 회장은 글로벌 투자플랫폼이 출범하는 2026년을 '미래에셋 3.0'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그는 "19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창업이 '미래에셋 1.0', 2015년 대우증권 인수가 '미래에셋 2.0'이라면 올해부터 미래에셋그룹이 완전히 환골탈태하는 3.0 시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기존 증권사·투자은행(IB) 중심의 틀을 넘어 투자와 자산관리, 디지털 금융을 아우르는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주식·가상자산·대체투자 등 모든 자산의 투자가 가능한 미래에셋 MTS가 홍콩 싱가포르 중국 미국 등 전세계에서 출시된다. 기존 증권업의 사업 영역을 해체하고, 투자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 담겠다는 전략이다.

박현주 회장 "스페이스X로 2조 벌 것…조만간 美 증권사 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