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000에서 2006년 2000에 도달하는 데는 28개월이 걸렸다. 2010년 ‘삼천피’ 고지에 오르기까지는 121개월이 필요했다.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라는 꼬리표를 달고 실망감만 계속되던 시절이다. 최근 코스피지수는 1년 새 2000에서 6000까지 단숨에 달렸다. 부동산과 가상자산 등 다른 투자처가 주춤한 사이 자금이 증시로 대거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이뤄진 결과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투자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지난 9일 112조9165억원으로 작년 3월 초 57조2328억원에 비해 97.3% 증가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2528.92에서 5872.34로 2.32배로 뛰면서 투자자 자금이 대거 몰린 영향이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코스피지수 변동성이 컸던 3월에도 증시로의 머니무브 흐름은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 고객예탁금 규모는 2월 말 118조7488억원의 95%에 달한다.

반면 증시 외 투자처에서는 자금 이탈 조짐이 엿보인다. 가상자산 시장은 비트코인 등 주요 자산의 가격 급락과 함께 예탁금이 급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이용자 예치금은 지난해 말 5조5833억원으로 1년 전(8조531억원) 대비 28% 감소했다. 빗썸은 같은 기간 예치금이 10%가량 줄어 2조351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 시장 점유율 약 90%를 차지하는 두 곳의 거래소에서 이용자 예치금이 1년 사이 총 2조5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