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은퇴 11년 차인 70대 박씨는 최근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 십수 년간 투자해온 예금 상품을 해지하고 코스피200지수와 반도체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했다. 그는 “물가가 올라 자산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변동성을 감수하더라도 주식형 ETF에 투자해 자산 수명을 늘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퇴직연금을 안전자산에 묻어둬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예금 등 원리금 보장형에 묶여 있던 퇴직연금 자금이 ETF, 주식형 펀드 같은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실적배당형 수익률, 원리금 보장형의 여섯 배

국내 금융투자업계 1위 퇴직연금 사업자인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DB·DC·IRP) 계좌 내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은 64.6%(지난 1월 말 기준)로 집계됐다. 반면 원리금 보장형은 35.4%에 그쳤다. 불과 5년 전인 2020년 말만 해도 실적배당형(35.0%)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 비중(65.0%)의 절반에 불과했다. 국내 증시가 상승 흐름을 타면서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갈아타는 퇴직연금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퇴직연금 자산 배분도 한층 공격적으로 변모했다.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계좌에서 실적배당형 상품인 주식형 펀드·ETF 편입 비중은 54.9%에 달한다. 2020년 말까지만 해도 35.2%였지만 코스피 랠리가 본격화한 작년 말 처음으로 편입 비중이 50%를 돌파한 뒤 계속 높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형과 혼합형 상품은 각각 10%대 초반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