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비디아가 설계한 그래픽처리장치(GPU)에 SK하이닉스가 공급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붙여 대만 TSMC가 최종 생산한 인공지능(AI) 가속기(AI에 특화한 반도체 패키지). 최근 2~3년간 글로벌 AI 반도체업계를 주름잡은 ‘3자 동맹’이다. 이 같은 반도체 설계·메모리·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패키징(여러 칩을 한 칩처럼 작동하게 하는 공정) 업체 간 동맹이 중국에선 자국 기업만으로 구축되고 있다. 미국의 수출 규제를 견디며 자생력을 갖춘 중국 기업들이 자국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AI 반도체 설계를 맡은 화웨이와 HBM을 제조하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파운드리 기업 중신궈지(SMIC) 간 AI 가속기 동맹의 힘이 세지고 있다. 화웨이가 설계한 GPU에 CXMT의 HBM2E(3세대 HBM)를 붙여 SMIC가 7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에서 제조한 ‘어센드 910C’ AI 가속기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들 세 업체는 어센드 910C 차기작 개발·생산에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CXMT가 HBM3(4세대 HBM) 생산을 본격화하고, SMIC가 5㎚ 공정 개발을 시도하는 것도 엔비디아에 필적하는 AI 가속기 생산을 염두에 둔 행보로 분석된다. 미국은 고성능 AI 가속기와 최신 HBM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