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로 핵심 광물 ‘기준 가격’ 정한다…트럼프의 승부수 [김주완의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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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가 핵심 광물의 기준 매매 가격을 설정하는 데 미 국방부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활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금속 무역 거래망 구축하는 과정에서다.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런 기준 가격은 미 국방부의 ‘국가 안보를 위한 개방형 가격 탐색' AI 금속 프로그램에 의해 설정될 예정이다.

앞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달 초 미국과 50개국이 넘는 국가들이 “생산 각 단계에서 핵심 광물에 대한 기준 가격을 부과하겠다"며 “가격 무결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정 가능한 관세로 뒷받침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OPEN 프로그램은 2023년 미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에 의해 만들어졌다. 노동·가공 및 기타 비용을 반영하고, 중국의 시장 조작 의혹을 배제했을 때 특정 금속이 얼마에 거래되어야 하는지를 계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OPEN 프로그램의 AI 가격 모델을 우선 게르마늄, 갈륨, 안티모니, 텅스텐 등 최소 4개 핵심 광물에 적용한 뒤 다른 광물로 확대할 계획이다. 관련 데이터와 기타 기술 지원은 S&P 글로벌과 핀란드 데이터 기업 로브요크가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계획은 미 행정부가 다른 분야에서도 AI 도구를 신속히 도입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여기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하기 위해 오픈AI, 앤스로픽, 구글과 협력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중국은 미국 정부가 핵심 광물로 분류한 많은 광물의 세계 최대 채굴국 또는 가공국이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이러한 우위를 활용해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광물을 생산해 시장 가격을 낮춰왔다. 그 결과 서방 경쟁업체들이 문을 닫게 되었다는 배경이 있다.
중국 관리들은 베이징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광물 수출을 관리해 왔다고 오랫동안 밝혀왔다.
내년 비영리 단체 ‘크리티컬 미네랄스 포럼(CMF)’의 통제로 이관될 예정인 OPEN 프로그램은 출범 초기부터 거래량이 적거나 아예 거래되지 않는 금속에 초점을 맞춰왔다.
CMF는 성명을 통해 자신들의 초점이 “AI 모델을 활용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하기 위해 정부 지원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것”과 “정부 정책보다는 상업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채굴 및 가공 프로젝트를 식별하고 지원하는 것”에 있다고 밝혔다.
이 AI 모델은 서방의 광산업체와 제조업체 간 금속 공급 계약을 촉진하기 위해 양측에 더 큰 가격 확실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게르마늄, 안티모니, 갈륨 등 광물을 사용하는 제조업체들은 중국 가격이 전통적인 수요·공급 역학을 반영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AI 프로그램이 설정하고 무역 블록이 뒷받침하는 안티모니 가격은 미국 내 안티모니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기업들의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접착제 및 기타 제품에 안티모니를 사용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비용을 높일 수 있다.
AI로 도출된 가격이 변동할지 고정될지, 또한 미국과 개별 동맹국 간에 설정될지 아니면 무역 블록 전반에 적용될지도 즉각적으로는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이 계획의 효과를 보장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수십 개 동맹국을 먼저 블록에 참여시키도록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시행 일정도 불확실하다.
이번 조치는 많은 광산업체가 가격 하한 보장을 요구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의회 자금 부족으로 인해 개별 기업에 대한 가격 하한 보장을 철회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베이커 보츠 로펌의 특별 고문이자 전 국방부 전략자본실 관리국장이었던 에릭 로빈슨은 “행정부는 여전히 업계의 수요 신호에 성실히 대응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투자 구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모두가 사용하길 원했던 단 하나의 도구는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광물 기준 가격을 설정하고 이를 관세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은 해당 관세가 핵심 광물을 포함한 모든 제품에 적용될지 여부에 대한 의문도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양극재 산업이 소규모에 불과해 현재 리튬 수요가 많지 않지만,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간 노트북은 대만 등지에서 일상적으로 수입된다. 제조업체들은 오랫동안 가능한 한 가장 저렴한 광물 공급원을 선호해왔다.
바이든 및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 에너지부에서 핵심 광물 대출 프로그램을 관리했던 전직 직원 네이선리얼 호라담은 “가격 하한에 가까운 것을 설정하려 시도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무역 장벽이 관세 장벽 반대편에 있는 누군가에게 실제 가격 하한을 보장해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여러 생산자가 여전히 가격 경쟁을 벌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OPEN 프로그램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민간 산업의 노력 속에서 등장했다. CME 그룹은 세계 최초의 희토류 선물 계약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로이터가 이달 초 보도했다.
미국 광산업체들은 중국의 덤핑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수익 창출에 기여한다는 전제하에 기준 가격 및 관세 계획을 지지한다고 말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