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강소국 카타르의 생존비결
1조 들여 이슬람예술박물관 건립
20년간 세잔·고갱 등 작품 싹쓸이
사우디·이란 두 강국 사이에 위치
불안한 정세에 존립 위협 가능성
예술 키워 국제 사회에 존재감
◇생존 위해 소프트파워에 ‘올인’
카타르 면적은 약 1만1580㎢. 경기도(약 10,195㎢)보다 조금 더 큰 수준의 소국인 데다 국토 대부분이 사막이다. 거주 인구도 300만명으로 많지 않다. 그나마도 90% 이상이 외국인이다. 천연가스와 석유 덕분에 부유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라는 두 강국 사이에 끼어 있다. 불안한 중동 정세를 고려하면 언제든 국가의 존립을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미래 먹거리 만드는 카타르
카타르만의 정체성 확립에도 공을 들였다. ‘건축계 노벨상’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장 누벨이 설계한 카타르 국립 박물관 건물은 이런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카타르 사막 모래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결정체인 ‘사막의 장미’를 형상화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현지 가이드는 “카타르의 문화적 수준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물로, 도하 방문객들의 필수 코스”라고 소개했다.카타르는 초대형 공공미술 작품 설치에도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 있다. 카타르 박물관청 관계자는 “비록 과거의 유산은 없지만, 먼 미래에 문화유산이 될 작품들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설치미술 거장인 리처드 세라가 사막 내 자연보호구역에 거대한 철판 4개를 세운 작품 ‘동-서/서-동(East-West/West-East)’이 대표적이다. 2009년 기획에 들어가 2014년 설치가 완료된 이 작품의 설치 비용은 최소 수백억 원대로 추산된다.
올라퍼 엘리아슨이 사막에 세운 ‘낮의 바다를 여행하는 그림자들’은 7년에 걸쳐 완성된 설치 작품이다. 미술계 관계자는 “카타르는 작가들에게 시장가보다 40% 이상 높은 가격을 제안하고 입지 선정 등에 전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 5일 둘러본 이 작품들은 도하에서 차로 2~3시간 걸리는 사막 한복판에 위치해 있었지만 관광객들이 대절한 차량들로 북적였다.
셰이카 알 마야사 카타르 박물관청 의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일관된 문화 정책을 추진해왔다는 게 우리의 가장 큰 강점”이라며 “이런 투자를 통해 에너지 경제를 지식 기반 사회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도하=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