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에 멈춰 선 美 동부 전력망…발전소 21GW '비상 중단' [김주완의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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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공급 제약과 혹한으로 미국 동부 전력 발전소 가동 중단이 급증했다.

2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지역 전력망으로 동부와 중부 대서양 연안을 포함해 6700만 명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PJM 인터커넥션은 약 21기가와트(GW)의 발전 설비가 가동 중단됐다고 전날 보고했다. 해당 중단 규모는 전날 오후 PJM의 전력 수요 127.4GW의 약 16%에 해당한다.

PJM은 수요반응(절전) 프로그램에 참여한 일부 고객에게 전력 사용을 줄이도록 의무화하는 사전 비상 명령을 내렸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객은 위기 상황에서 전력 사용을 줄이면 보상받는다.

이번 명령은 PJM 관할 지역에서 급증하는 수요를 완화하는 한편, 일부 발전 사업자에게는 주 후반 더 추운 날씨와 더 높은 전력 수요에 대비해 가동 시간을 보존해 달라고 요청하기 위한 것이었다.

PA 컨설팅의 에너지·유틸리티 부문 그리드 전문가이자 어소시에이트 파트너인 피터 뮐은 “천연가스 자체 공급원이 없는 동부 해안 지역은 파이프라인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 네트워크는 장기간 혹한이 지속될 경우 역사적으로 병목 현상이 발생해 왔다”고 말했다.

수출을 제외한 미국 내 천연가스 수요는 하루 1,467억 세제곱피트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 24일보다 36억 세제곱피트 감소한 수치다.

S&P 글로벌 에너지의 미주 가스 리서치 책임자인 매슈 팔머는 “천연가스 생산과 가격 관점에서 볼 때, 현재의 미국 겨울 폭풍은 2021년과 2022년의 유리, 엘리엇 같은 이전 폭풍보다 지금까지는 덜 심각하지만, 폭풍이 지나간 뒤에도 지속적인 추위가 남아 있어 위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뮐은 PJM의 가동 중단 규모가 계획했던 수준보다 크다고 지적하며, 발전소 퇴출과 데이터센터로 인한 수요 급증으로 인해 몇 년 전보다 PJM 시스템의 유연성이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PJM 관할 지역은 또한 고압 송전선으로 이뤄진 송전망의 병목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부에서 동부로 전력을 이전하는 데 제약이 있다. 일리노이주에서는 풍부한 풍력 발전 덕분에 전력 가격이 때로는 마이너스로 떨어질 정도로 저렴했다.. 하지만 이 전력을 PJM의 다른 지역을 돕기 위해 이동시킬 수 없었다.

보스턴, 뉴욕, 필라델피아, 워싱턴 D.C. 등 주요 도시들에 눈과 진눈깨비가 내리면서, 구름 증가로 오후 시간대 태양광 발전도 전력망에서 줄어들었다.

한편, PJM과 뉴욕, 뉴잉글랜드 전력망의 전력 가격은 일요일 오후 메가와트시(MWh)당 400~700달러 사이로 급등했다고 전력망 운영자들이 전했다. 이런 상승은 전력 수요가 운영자들의 예측치를 계속 웃돌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보스턴과 하트퍼드를 포함한 6개 주에 전력을 공급하는 ISO 뉴잉글랜드는 미 동부 표준시 오후 1시 45분 기준 수요가 약 20.2GW에 달했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당일 후반에 예상된 최대 부하 19.5GW를 웃도는 수치다.

천연가스 접근이 제한되면서 뉴잉글랜드 전력망 출력의 거의 40%는 석유 화력 발전소에서 나왔다. 평소 전력망의 주 연료 원인 천연가스는 발전 연료 구성에서 30%에 불과했다.

워싱턴 D.C. 외곽의 도미니언 에너지 버지니아 관할 지역에서는 실시간 도매 전력 가격이 전날 MWh당 1800달러를 넘어섰다. 24일의 MWh당 200달러에서 급등했다. 버지니아에는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을 구동하는 데 사용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집적지가 있다. 이는 전국의 전력 수요와 가격 상승의 원인이 돼 왔다.

PJM은 27일 사상 최고 수준의 겨울철 전력 수요 기록이 세워질 것으로 예측하다. 이는 부분적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때문이다. 도미니언은 이번 주 지속되는 혹한과 폭설이 자사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큰 겨울 기상 이벤트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PJM은 수요가 147.2GW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2025년 1월에 기록된 기존 겨울철 최대 전력 수요 143.7GW를 넘어서는 수치다.

미국 전역의 현물 도매 전력 가격은 주말 내내 높게 유지됐는데, 이는 지역 전력망들이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예측치를 초과하면, 전력회사는 가정과 기업 고객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높은 현물 가격을 지불하고 전력을 구매해야 할 수 있다.

지역 전력망은 가정과 사업장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지역 배전 선로에 전력을 공급한다. 이 지역 배전 선로에서도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PowerOutage.us'에 따르면 전날 기준 약 100만 명의 고객이 정전 상태에 놓였다. 이 중 테네시주가 30만 명 이상으로 가장 많았고, 미시시피·텍사스·루이지애나주에서도 각각 10만 명 이상이 정전을 겪었다. 그 밖에 켄터키, 조지아, 버지니아, 앨라배마주도 영향을 받았다.

텍사스주의 주요 전력망 운영자인 텍사스 전력신뢰위원회는 이날 오전 최대 수요가 85.1GW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계절별 가용 용량 약 100GW와 비교되는 수치다. ERCOT 데이터에 따르면, 하루 전 거래 시장 가격은 이날 아침 전력 가격이 MWh당 1,0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