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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말 '걱정의 벽'…모멘텀 주식 끝났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 냉각된 어닝시즌…AI 붐 식어가나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좋은 편입니다. 대형 은행에 이어 코카콜라, GM, 3M 등의 실적도 탄탄했습니다. 하지만 어닝시즌은 아직 20%도 지나지 않았고요. 핵심인 빅테크 발표가 남아있지요.
넷플릭스의 경우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7% 증가했고, 회원 수 증가와 광고 매출 증가, 요금제 인상 등으로 4분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브라질 세무 당국과의 분쟁으로 6억1900만 달러를 지출하면서 주당순이익(5.87달러)이 컨센서스(6.97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했습니다. 물론 일회성 지출로 향후 실적에는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요. 하지만 넷플릭스의 주가는 올해 들어 40% 가까이 급등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이 40배에 달할 정도로 높아졌죠. 이는 최근 몇 년간 추세를 크게 웃도는 것입니다. 주가는 오늘 10% 하락하면서 1116달러로 마감했습니다.
물론 좋은 실적을 발표한 기업도 많습니다. 특히 AI 수혜 기업들이 그렇습니다.
가스터빈을 만드는 GE버노바는 3분기 매출이 12% 늘어 예상을 훌쩍 넘었습니다. 주문은 55%나 증가했습니다. EPS는 1.64달러로 작년 동기 적자(-35센트)보다 훨씬 좋았지만, 월가 예상(1.95달러)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기대가 워낙 컸죠. 회사는 "성장 궤적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AI 데이터센터 수요로 연초부터 미처리 주문이 160억 달러 증가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들도 주가가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버티브는 1.8% 내렸고요. GE버노바는 1.6% 떨어졌습니다. 바이탈날리지는 "버티브 같은 기업이 객관적으로 놀라울 정도로 강력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랠리 하지 못하는 것은 AI 주식 전반에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매출: 281억 달러 vs 예상 263억7000만 달러
▶조정 EPS: 50센트 vs 54센트
2. 그리어 "회담 열릴지 상호 결정에 달렸다"
개장 전 USTR의 그리어 대표가 CNBC 인터뷰에 나왔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양국이 균형 있고 건설적인 무역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지점이 있다. 지난 20년간 중국은 미국 시장에 광범위한 접근을 했지만, 미국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대안을 찾아야 하는데, 문제는 중국이 그것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는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만날 수 있는 일정상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회담이 실제로 열릴지는 양측의 상호 결정에 달려 있다.
그의 말을 들어보면 아직 정상회담이 완전히 확정된 것이 아닌 것이죠.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한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월가는 양국이 상호파괴적인 관세와 반도체 통제, 희토류 통제를 계속해서 지속하기 어려운 만큼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있는 것이죠. 미·중 양국이 계속해서 싸우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졌습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는 노트북에서 제트 엔진까지 미국의 소프트웨어로 제조되거나 구동되는 다양한 제품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의 최근 희토류 수출 제한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에 대한 100% 추가 관세 외에 소프트웨어 수출을 금지하겠다고 위협했었죠. 베선트 재무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올라가 있다"라며 보도를 확인해 줬습니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아날로그디바이스 등에 대한 반덤핑 조사의 일환으로 이들 기업이 중국에 파는 아날로그 반도체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의 세계 희토류 수출은 9월에 전월 대비 31% 감소한 4000t으로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3개월 연속 감소세입니다.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 안팎의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오후 12시 반께 미국의 소프트웨어 수출 제한 보도가 나온 뒤 하락세는 더 커졌습니다.
3. 급락하는 모멘텀 주식
퀀텀컴퓨팅, 드론, 희토류, 수익성이 낮은 기술주 등 투기성 주식의 약세는 시장 경계심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지난 8월 1일부터 10월 14일까지 150% 이상 폭등한 주식이 29개가 있는데요. 이후 어제까지 평균 20% 급락했습니다. 크리티컬메탈스(CRML)의 경우 686% 뛰었다가 51% 내렸고요. 리게티컴퓨팅(RGTI)은 297% 급등한 뒤 34% 하락했습니다. 블룸에너지(BE)는 210% 치솟았다가 20% 내렸지요.
퀀텀컴퓨팅 주식은 아이온큐(-6.81%) D웨이브(-15.22%) 등 모두 하락했습니다. 오늘 구글은 세계 최초로 '검증 가능한 양자 우위'(Verifiable Quantum Advantage)를 달성한 알고리즘을 구현했다고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양자 우위'란 기존 컴퓨터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양자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구글은 양자 칩 '윌로우'을 이용해 구현한 알고리즘 '퀀텀 에코스'(Quantum Echoes)가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보다 연산 속도가 1만3000배 빠르다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의 트레이딩데스크는 "최근 테마를 이뤘던 종목에서 큰 폭 내림세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투기성이 가장 높은 종목(공매도 많은 주식, 퀀텀컴퓨팅, 또는 수익성이 낮은 기술주)은 상승 폭을 반납하고 있고, 대신 품질(Quality) 높은 주식에 대한 투자는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이런 모멘텀의 하락세는 계속될 위험이 있다. 통상 11월부터 1월까지는 모멘텀에 있어서는 최악의 3개월 기간이고, 올해 모멘텀 요인은 뛰어난 성과를 올렸는데, 투자자들이 연말로 접어들면서 차익을 실현할 위험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가는 "금의 조정 위험이 꾸준히 거론되는 가운데 인도의 디왈리 축제(18~23일)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강한 수요가 가격 상승에 이바지했다. 그런데, 디왈리가 끝나가자 아시아의 실물 수요 감소가 시작되면서 기다려온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인도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금 소비국인데요. 빛을 숭배하는 디왈리 시즌에는 금 수요가 급증합니다. 한센 전략가는 "2026년까지 금과 은에 대한 강세 전망을 유지하지만, 트레이더들은 올해 역사적 랠리를 이끌었던 요인들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결론에 이르기 전에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미·중 정상회담이 조정 국면이 얼마나 지속될지를 결정짓는 주요 위험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UBS는 "투자자들은 금 상승세가 과도하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차익실현에 나섰다. 우리는 거시경제적 요인, 펀더멘털 요인, 모멘텀 요인의 영향으로 금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각국의 부채에 대한 우려와 금리 인하가 긍정적 배경을 제공할 것이며,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나쁜 거시경제 및 정치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온스당 4700달러까지 상승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시티그룹은 좀 더 조심스러운데요. 금에 대한 '비중 확대’ 추천을 철회했습니다. 투자자 포지션이 과도하게 쏠린 데 대한 우려 때문인데요. 시티는 "앞으로 몇 주 동안 온스당 4000달러 수준에서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금 강세장의 오래된 논리, 즉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는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매입 수요가 다시 작동할 수도 있겠지만, 현 수준에서는 서둘러 그 포지션을 취할 이유는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시티는 단기적으로 금 가격이 '화폐가치 절하'(debasement) 트레이드를 앞질러 내달렸다고 지적했습니다.
네드데이비스리서치는 "금 값 하락은 강세 추세 속 단기 차익 실현(profit-taking)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합니다. 1970년대 후반 금값이 급등한 뒤 1980년 무너질 때는 장기 회귀 추세선(regression trendline) 대비 약 400% 높은 수준에 있었는데, 지금은 약 100% 위에 있다는 겁니다. 네드데이비스리서치는 "당시 금값은 실질 금리가 하락하면서 치솟았고, 실질 금리가 바닥을 쳤을 때 강세가 끝났다며 "가장 큰 위험은 장기 실질금리 상승이다. 10년물 실질금리가 3.5%를 넘으면 금에 치명적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4. 지역은행 불안 가라앉기는 했지만
지난주 자이언스뱅크, 웨스턴얼라이언스뱅크가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대출 손실을 털어놓으면서 지역은행의 신용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었는데요. 이는 월요일 자이언스뱅크의 실적, 어제 웨스턴얼라이언스의 실적으로 상당 부분 해소됐습니다.
어제 장 마감 뒤 3분기 실적을 공개한 웨스턴얼라이언스는 3110만 달러의 부실 대출을 상각했지만, 전반적인 재무 건전성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순이익은 27% 증가한 2억5020만 달러(주당 2.28달러)에 달했습니다.
사실 지역은행에 대한 걱정이 커졌던 것은 트라이컬러, 퍼스트브랜즈 등이 파산한 뒤였기 때문인데요. 이들도 모두 자동차 관련 업체입니다. 트라이컬러는 프리마렌드와 마찬가지로 프라임 등급 이하 자동차(중고차) 대출을 해주는 곳이고요. 퍼스트브랜즈는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죠.
다만 프리마렌드의 자산과 부채 규모는 5억 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역은행에 대한 영향은 엇갈렸습니다. 웨스턴얼라이언스는 3% 올랐지만, 자이언스뱅크는 1.9% 내렸고요. 나스닥 지역은행 ETF(KBW)는 0.6% 하락했습니다.
5. 고품질 주식은 버틴다
결국, S&P500 지수는 0.53%, 나스닥은 0.93% 하락했고요. 다우존스 지수는 0.71% 내렸습니다.
GM은 2028년부터 앞을 보지 않고도 달릴 수 있는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하고, 내년부터는 구글의 제미나이 AI를 넣어 차와 대화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주가는 1.04% 올랐습니다.
모멘텀 주식을 중심으로 시장이 흔들리고 있지만, 고품질우량주와 배당주, 저베타주식, 가치주 등은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업종 움직임에서 잘 드러나는데요. 에너지,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부동산 등은 상승세를 보였고요. 유틸리티나 소재, 금융 업종은 0.5% 이내의 내림세를 나타냈습니다. AI 주식이 몰린 산업(전력주 포함), 커뮤니케이션서비스, IT 업종의 하락 폭이 컸죠.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