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미는 끊임없이 탈주하고 변신하며 한국 예술계의 보수적 규율을 뒤엎고, 현대무용과 현대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파격을 이어왔다. 그의 춤은 한국적 정서를 넘어 탈식민적 상황과 초문화적 몸의 언어를 탐구하며 세계 보편성을 획득했고, 일상과 예술, 삶과 죽음, 과거와 미래의 경계를 허물며 궁극적인 해방을 향한 춤의 길을 예언한다.

렛츠 플레이, 플레이 무대 속 안은미 ⓒ김용호 사진작가
렛츠 플레이, 플레이 무대 속 안은미 ⓒ김용호 사진작가
청년 시절 ‘도망치는 미친년’의 이미지로 대중에게 각인된 안은미는 늘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탈주를 거듭해왔다. 한국 예술계의 보수적 규율을 뒤엎으며 등장한 그는 1988년에 선보인 <종이계단>에서 이미 현대무용과 현대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파격을 감행했다. 특히 1992년의 <아릴랄 알라리요>와 1993년의 <달거리>는 급진적이고 도발적인 문제작으로, 한국판 포스트모더니즘 혹은 비평적 지역주의의 발흥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