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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풀러턴의 별, 샤론 쿼크-실바 – 한국을 품은 외교의 몽(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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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념비보다 깊은 동맹의 실천, 한미 보훈외교의 품격
     왼쪽부터 박동우 샤론 쿼크-실바 의원 수석보좌관, 이종현 AVPN 한국대표부 총괄대표
    왼쪽부터 박동우 샤론 쿼크-실바 의원 수석보좌관, 이종현 AVPN 한국대표부 총괄대표
    정당을 넘어선 동맹, 사람을 통한 외교
    한미동맹이 안보를 넘어 문화, 보훈, 경제로 확장되는 지금, 미국 정치권 내에서도 흔치 않은 ‘지속 가능한 외교 파트너’가 있다. 캘리포니아주 6선 하원의원 샤론 쿼크-실바. 그녀는 한국을 향한 변함없는 관심과 실천으로, 단순한 우호를 넘어 ‘보이는 외교’의 모범을 실현해왔다.

    2004년 풀러턴시 시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녀는 두 차례 시장직을 포함해 8년간 풀러턴 시정에 몸담았고, 2012년부터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으로 당선되어 현재까지 6선을 연임하고 있다. 지역을 넘어 국가 간 외교에 기여하는 드문 정치인의 전형이다.

    입법과 예산, 문화까지 연결한 실천형 외교
    샤론 쿼크-실바 의원의 외교적 행보는 추상적 구호가 아닌 구체적 입법과 예산 조치를 통해 실현되어 왔다. 그녀가 보여준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문화와 보훈을 매개로 한미 양국의 인식 격차를 좁히는 ‘생활형 외교’, ‘실천형 외교’였다.

    2013년에는 오렌지카운티 재향군인묘지 건립 법안(AB 1453)을 성공적으로 통과시켜, 한인 및 아시아계 재향군인의 위상을 제도적으로 정립하는 데 기여했다. 이 법안은 한국전 참전 한인 용사들을 지역 사회에서 존중받는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한 상징적 첫 단추였다.

    2017년 이후에는 한국의 날, 안창호의 날, 유관순의 날, 김치의 날 등을 연이어 입법화하면서, 한국인의 정체성과 문화유산을 주류 사회와 역사 속에 제도적으로 각인시켰다. 이는 문화 기념일 제정을 통한 사회적 인정의 제도화로, 한미 간 문화 인식의 간극을 실질적으로 좁힌 사례였다.

    2018년에는 한국계 미군 전설 김영옥 대령의 이름을 딴 고속도로 명명(ACR 188)을 추진하여, 한국계 미국인의 공헌을 미국 사회의 도로 위에 새기는 의미 있는 조치를 이끌어냈고, 2021년에는 한국전쟁 71주년을 기리는 결의안(HR 57)을 통해 참전의 의미와 희생을 다시금 미국 정치권에 환기시켰다.

    그리고 최근인 2023년에는 ‘K-인삼의 날’ 지정 추진을 통해 한국의 전통 식문화와 건강자원을 새로운 외교 자산으로 확장하는 노력까지 이어가고 있다.

    이 일련의 입법 성과는 단순히 ‘한국을 좋아하는 정치인’이라는 호칭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이는 한국의 문화적 위상을 미국 정치 구조 내에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려는 외교적 감각과 실행력을 모두 갖춘 실천형 리더의 일관된 노력이었다.

    기념비에 새긴 ‘기억의 외교’… 석(石)처럼 남다
    그녀의 대표적 업적 중 하나는 2021년 완공된 풀러턴 한국전 참전 기념비다. 별 다섯 개 구조물에 새겨진 36,591명 미군 희생자의 이름은 미국 내 최초 사례로, 지역사회에 뿌리내린 실질적인 한미 보훈외교의 결실이다.

    이 기념비는 쿼크-실바 의원의 부친이 한국전 참전용사였다는 개인적 배경과, 박동우 수석보좌관의 기획·추진력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박 수석보좌관은 2009년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백악관 장애정책 차관보로 임명되어 연방상원의 인준을 거친 뒤, 약 5,700만 명의 미국 내 장애인 정책 전반을 담당했다. 그해 처음으로 참석한 워싱턴DC 회의 후 링컨공원의 한국전 기념비와 월남전 추모의 벽을 찾았다. 1982년 세워진 월남전 기념벽에는 5만 8천여 명의 전사자 이름이 새겨져 있었지만, 1995년 휴전 42년만에 세워진 한국전 기념비에는 단 한 명의 이름도 새겨져 있지 않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진정한 보훈이라면, 35,474명의 이름은 당연히 새겨졌어야 했다.”

    이후 그는 별 다섯 개 모양의 기념비 구상을 시작했고, 미 재향군인회 한인 829지부 사령관인 동생 토니 박과 디자인을 논의했다. 2012년, 쿼크-실바 의원이 초선으로 당선되자 그는 가장 먼저 기념비 건립 자문위원으로 모셨고, 공동의 여정이 시작됐다. 2019년, 쿼크-실바 의원과 당시 풀러턴 시장이던 헤수스 실바 시장(남편)의 지원으로 풀러턴시 의회는 기념비 부지 제공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후 대한민국 보훈처의 해외 보훈사업 지원금 23만 7천 불을 확보했고, 마침내 2021년 11월 11일, 휴전 68년만에 모든 희생자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가 완공되었다.

    박 수석보좌관은 현재 풀러턴시로부터 기념비 옴부즈맨으로 임명되어 지속적인 관리와 기획을 이어가고 있으며, 2024년 5월 8일에는 강정애 보훈부 장관의 위촉으로 ‘글로벌 모두의 보훈 아너스 클럽’ 위원으로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외교의 품격, 이제는 인물에게 예우로 응답할 때
    쿼크-실바 의원은 더 이상 ‘친한 정치인’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전략적 외교자산이다. 이제는 대한민국도 국적이나 정당을 넘어, 실질적 기여를 해온 글로벌 우호 인사들에게 제도적 예우와 국가 포상을 체계화할 때다.

    미국뿐 아니라 일본, 독일, 호주 등에서도 한국 문화와 협력 외교에 헌신해온 인물들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쿼크-실바 의원은 이 새로운 외교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금속처럼 흔들림 없이, 꿈처럼 이어질 외교
    쿼크-실바 의원이 이어온 노력은 단지 개인의 정치가 아니라, K-문화 외교의 상징이며, 동맹을 사람으로 구체화한 실천 외교다.

    한글날, 태권도의 날, 김영옥 고속도로, 한국전 참전기념비… 이 모든 성과는 한국이 세계와 맺는 관계의 품격을 끌어올리는 자산이다. “그 중심에는 ‘몽(夢)’을 품고 국가를 넘어 행동한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의 실천은 금속처럼 흔들림 없이 세상의 구조를 지탱해왔다.”


    박동우 샤론 쿼크-실바 의원 수석보좌관, 글로벌 모두의 보훈 아너스클럽 위원(미국), 전 백악관 장애정책 차관보
    이종현 AVPN 한국대표부 총괄대표, 한국ESG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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