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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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중동 출장길에 오른다. SK그룹의 에너지 및 인공지능(AI) 사업 확대를 위해 중동 주요 국가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달 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방문한다. 다음달 1일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법인이 공식 출범하는 가운데 중동 주요국 왕실 및 수장들과 만나 원유 확보와 에너지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원유의 안정적인 확보가 합병 법인의 수익으로 직결되는 구조인 만큼 SK그룹에 원유 공급처인 중동 산유국과의 관계는 중요하다.

최 회장은 AI와 관련된 첨단 시설 투자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1위이자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석유 판매 자금을 기반으로 첨단기술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관련해선 AI, 반도체, 게임 등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무함마드 왕세자와 만날 가능성이 크다. AI를 ‘그룹의 미래’로 강조하고 있는 최 회장과 통하는 바가 많다는 게 그룹의 설명이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019년과 2022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최 회장을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UAE 역시 AI, 반도체 등에 관심이 크다. 국가 단위의 AI 투자가 증가하며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칩 수요가 확대되자 삼성전자와 TSMC가 UAE에 반도체 공장을 건립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SK로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판로 확보가 충분히 가능한 지역이다. 산업계에선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을 다시 만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월 ‘한·UAE 경제협력위원회’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을 위해 UAE를 방문했을 때 무함마드 대통령과 만났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