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오늘 - 파노라마 부문
공식 초청작 <메소드연기>리뷰
인간 이동휘 vs 배우 이동휘
배우의 자의식 과잉 '메소드 연기'에 대한 풍자
단편과 장편 버전 모두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는 이동휘는 마치 배우 존 말코비치가 <존 말코비치 되기>, (스파이크 존즈, 2000)에서 존 말코비치 역으로 등장하는 것처럼 배우 이동휘를 연기한다. 그렇듯, 영화 속 동휘의 이야기는 (매우 생생한 업계 현실로 중무장한)가상의 이야기인 것이다.
그런데도 영화 속 동휘는 실제 배우 이동휘처럼, 혹은 배우 이동휘는 영화 속 동휘처럼, 인간 이동휘와 시네마틱 월드의 이동휘를 끊임없이 중첩하며 현실과 가상을 오간다. 그런 맥락에서 영화는 마치 이동휘를 주인공으로 한 휴먼 다큐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는 영화 속 동휘가 배우 이동휘처럼 단순히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캐릭터라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이 영화가 오롯이 배우 이동휘의 유니버스인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영화 곳곳에서 드러나는 그의 독특한(실제 이동휘가 즐기는 것으로 보이는) 취향 때문이다.
가령 영화 속에서 동휘가 즐겨 입는 조셉 티셔츠(개그맨 조세호의 ‘양배추’ 시절 얼굴이 박힌 -> 놓치면 안 될 코믹 포인트다), 이동휘의 키치한 성향을 그대로 머금고 있는 ‘귀가 큰 코믹 외계인’ 등 영화는 배우 이동휘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사랑스러운 존재들로 가득하다.
물론 이 가족 캐릭터를 따뜻하지만 전형적이지 않게 만드는 힘에는 두 배우, 윤경호와 김금순 배우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이를테면 윤경호 배우는 꿈이 좌절된 무명 배우의 일상을 희극으로, 그러나 처연하게 그린다. 마치 인생을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고 말했던 찰리 채플린이 그랬듯 말이다.
또한 암투병하는 엄마이자 중년의 여자를 한국 영화사상 가장 우아하고 코믹하게 그리는 김금순 배우의 연기는 가히 그녀가 배우로서 최근에 받은 모든 상과 영예(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로마국제영화제 최고 여자 배우상 등)도 부족하다고 느끼게 할 정도로 빼어나다.
영화를 보고 난 직후, 아직 발표도 되지 않은 영화의 개봉 날짜가 벌써 기다려지는 것은 바로 이 영화의 그러한 무시무시한 마력 때문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할 관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할 작품임은 말할 것도 없다.
김효정 영화평론가·아르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