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집행위, 유럽의회 제기 '코로나 백신계약 정보공개' 1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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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집행위, 투명성 부족"…'D-1' 집행위원장 연임 투표 여파 주목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17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일부 의원들이 제기한 이른바 '코로나19 백신계약 정보공개' 1심에서 패소했다.
룩셈부르크에 있는 EU 일반법원은 이날 집행위가 지난 2020∼2021년 이뤄진 코로나19 백신 구매 계약 내용에 관한 충분한 정보 접근권을 제공하지 않았고 투명성이 부족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집행위는 (내용 공개시) 제약사들의 상업적 이익을 훼손할 것이라는 주장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며 원고 측인 녹색당동맹 의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또 집행위가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구매계약 협상팀의 개인정보도 공개하지 않은 것과 관련, "(이번 건에 대해서는) 사생활 침해 우려보다 공익이 더 중요하다"면서 "협상단의 이름과 직함은 이해상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필요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21년 유럽의회 정치그룹(교섭단쳬)인 녹색당동맹 일부 의원들은 집행위가 대형 제약사와 체결한 코로나19 백신 구매 계약 관련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집행위는 상업적 이익 보호와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면책조항을 포함한 계약상 민감한 조항을 대부분 삭제·수정한 채 일부 계약 내용만 공개했고,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특히 이날 판결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연임 인준투표를 하루 앞두고 나와 주목된다.
투표가 무기명으로 이뤄지는 만큼 의원들의 찬반 결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18일 유럽의회 인준투표에서 전체 720명 가운데 과반인 361표 이상을 확보해야 연임이 가능하다.
EU 집행위의 코로나19 백신 계약을 두고 잡음이 불거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집행위는 세계 각국이 백신 부족에 허덕일 당시 대규모 백신 공동구매에 성공한 바 있다.
처음에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이를 위해 직접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를 문자메시지로 한 달 넘게 설득했다는 일화가 알려지며 '백신 외교력'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그러나 막상 구매 조건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데다 EU 각국이 필요했던 분량보다 지나치게 많이 주문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회장은 이날 사건과 별개로 '공공 문서'에 해당하는 화이자 CEO와 문자메시지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과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룩셈부르크에 있는 EU 일반법원은 이날 집행위가 지난 2020∼2021년 이뤄진 코로나19 백신 구매 계약 내용에 관한 충분한 정보 접근권을 제공하지 않았고 투명성이 부족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집행위는 (내용 공개시) 제약사들의 상업적 이익을 훼손할 것이라는 주장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며 원고 측인 녹색당동맹 의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또 집행위가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구매계약 협상팀의 개인정보도 공개하지 않은 것과 관련, "(이번 건에 대해서는) 사생활 침해 우려보다 공익이 더 중요하다"면서 "협상단의 이름과 직함은 이해상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필요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21년 유럽의회 정치그룹(교섭단쳬)인 녹색당동맹 일부 의원들은 집행위가 대형 제약사와 체결한 코로나19 백신 구매 계약 관련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집행위는 상업적 이익 보호와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면책조항을 포함한 계약상 민감한 조항을 대부분 삭제·수정한 채 일부 계약 내용만 공개했고,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특히 이날 판결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연임 인준투표를 하루 앞두고 나와 주목된다.
투표가 무기명으로 이뤄지는 만큼 의원들의 찬반 결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18일 유럽의회 인준투표에서 전체 720명 가운데 과반인 361표 이상을 확보해야 연임이 가능하다.
EU 집행위의 코로나19 백신 계약을 두고 잡음이 불거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집행위는 세계 각국이 백신 부족에 허덕일 당시 대규모 백신 공동구매에 성공한 바 있다.
처음에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이를 위해 직접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를 문자메시지로 한 달 넘게 설득했다는 일화가 알려지며 '백신 외교력'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그러나 막상 구매 조건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데다 EU 각국이 필요했던 분량보다 지나치게 많이 주문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회장은 이날 사건과 별개로 '공공 문서'에 해당하는 화이자 CEO와 문자메시지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과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