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지플레이션’(채소값 상승), ‘프루트플레이션’(과일값 상승)에 이어 수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는 ‘피시플레이션’이 심화하고 있다. 이상기온 여파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국민 생선’ 고등어 등 주요 어종 가격이 평년보다 최고 60% 비싸졌다.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수산물 판매량 ‘톱3’인 고등어, 갈치, 오징어 가격이 평년 대비 일제히 뛰었다. 전날 기준 전국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등에서 판매하는 국산 고등어(염장) 평균 가격은 한 손당 6222원으로 평년보다 66.54% 급등했다. 국산 갈치(냉동)는 마리당 9609원으로 평년 대비 11.43%, 물오징어(냉장 기준)는 마리당 9148원으로 평년 대비 23.59% 올랐다.이들 수산물 가격이 급등한 것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고수온 때문이다. 남해 등 주산지의 평균 수온이 높아지자 어획량이 확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멸치, 고등어, 갈치 등 연근해 어업 생산량은 전년보다 11.6% 감소한 84만1000t으로 쪼그라들었다. 1971년(76만400t) 후 53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문제는 이상기후발(發) 피시플레이션이 꺾일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평균 수온이 매년 높아지며 어군 자체가 해체되는 등 환경이 바뀌고 있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이상고온으로 동해에서 사라진 명태와 같은 사례가 조만간 또 나올 것’이라는 얘기가 현장에 파다하다”고 했다. 이상기후에 멸치·고등어·갈치 씨 마른다 연근해 어획량 17% 감소…고수온에 물고기떼 사라져고등어 66.54%, 물오징어 23.59%, 갈치 11.43%(냉동 기준)….지난 27일 기준 국내 수산물 판매량 ‘톱3’의 소매가가 평년 대비 얼마나 올
‘모험자본’으로 불리는 벤처캐피털(VC)이 상대적으로 안전 한 투자에만 돈을 넣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금 절반이 창업한 지 7년이 넘은 기업에 쏠렸다. 신생 혁신 기업을 발굴하고 키워낸다는 벤처 투자의 목적이 퇴색하고 있이다.28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창업 3년 이내 스타트업에 투자된 벤처자금은 2조2243억원으로 전년보다 17% 줄었다. 전체 벤처투자액 중 창업 3년 이내(초기) 비중은 2022년 26.9%에서 2024년 18.6%로 떨어졌다. 창업 7년이 넘은(후기) 스타트업 투자는 전년 대비 23.3% 급증한 6조3663억원에 달했다. 비중도 2022년 38.7%에서 53.3%로 뛰어올랐다. 김봉덕 중기부 벤처정책관은 “창업 초기에 투자하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업공개(IPO)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수익률은 낮더라도 성공 가능성이 더 높은 후기 기업에 벤처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원석 단계 신생기업을 발굴해 투자해야 할 VC들이 모험을 포기하고 안전을 택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혹한기에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하면 추가 투자 유치도 어렵고 리스크가 크다”며 “IPO를 앞둔 기업의 투자 유치에 주요 VC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초기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역할의 액셀러레이터(AC)들마저 이 같은 관행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에만 소풍벤처스를 비롯해 에트리홀딩스, 메인스트리트벤처스, 베드록벤처스, 미래과학지주, 젠티움파트너스 등 AC 여섯 곳이 중·후기 투자가 가능한 VC 자격을 새롭게 땄다. 창업 초기 스타트업 투자 시장 분위기가 악화하면서 초기 투자를 담당해온 AC들
국내 기술 기반 신생 창업이 4년 연속 곤두박질쳤다. 한국 벤처캐피털(VC) 투자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면서다. 인공지능(AI) 시대 첨단 기술에 투자하려는 글로벌 VC까지 속속 한국에 등을 돌리면서 국내 창업 생태계가 ‘저창업·저투자’라는 악순환의 굴레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정보통신, 첨단 과학·기술 등을 포함한 기술 기반 신생 창업은 21만4917개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기술 기반 신생 창업은 2021년 23만9620개, 2022년 22만9416개에 이어 4년 연속 줄었다. 기술 스타트업은 미래 혁신의 토대가 되는 씨앗이라는 점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국 경제의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미래에 베팅하는 VC 생태계로 돈이 돌지 않는 것이 문제로 꼽힌다. 120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의 벤처투자 비중은 1%에 불과하다. 해외 자본은 국내 벤처업계를 ‘죽은 시장’으로 평가한다. 벤처투자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VC의 국내 벤처투자액은 4746억원으로 2021년 1조1724억원과 비교해 59.5% 급감했다. 전체 VC 투자 금액 중 해외 자본 비중은 2023년 4.8%로 2022년(6.6%)보다 쪼그라들었다. 독자 생태계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중국(12%)과 자국 내 막강한 VC를 보유한 미국(7%)보다 낮다.외국 자본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인도로 87%(2023년 결성 기준)에 달했다. 싱가포르(84%), 영국(74%), 독일(66%)이 뒤를 이었다. 그사이 한국에서 해외로 ‘플립’(본사 이전)을 시도하는 스타트업은 지난해 186곳으로 10년 새 5.8배 폭증했다. 테크창업 4년째 '곤두박질'…한국 떠나는 스타트업 해외로 본사 이전한 스타트업, 1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