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격렬 항의에 경찰 최루탄·장갑차 동원해 진압 시도…"50여명 치료"
아르헨 상원, '행정부에 입법권한 일시 부여' 옴니버스 법안 놓고 논의
아르헨 '밀레이法 반대' 시위대·경찰 충돌…부상자 속출
아르헨티나에서 극심한 경제난 타개를 목표로 정부에서 내놓은 법안에 대해 반대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면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12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아르헨티나 의회 의사당 앞에서는 이른바 '옴니버스 법안' 처리 시도에 항의하는 시민 수백명이 거리로 몰려 나와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전날 밤부터 국회 앞에서 농성을 한 일부 야당 인사들과 시민들은 이날 낮부터 도로를 행진하며 "사회적 합의 없는 급격한 변화"를 강요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애초 평화로운 분위기로 흐르던 시위 양상은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격화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관들을 향해 돌멩이를 던지며 맞섰고, 경찰은 살수차에서 물을 쏘거나 최루가스를 발사하며 해산에 나섰다.

장갑차도 동원됐다.

이 과정에서 현지 라디오 방송 취재팀의 차량과 공유 자전거 등이 불에 타는 등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현장을 생중계한 TV토도노티시아스는 "적어도 2대의 차량이 훼손되고, 쓰레기통을 비롯한 도로 시설물들이 대거 부서졌다"고 보도했다.

인포바에와 라나시온 등 현지 매체는 양측 충돌 과정에서 일부 야당 하원 의원과 시민, 경찰 등 50여명이 다쳐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경찰은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현장에서 최소 18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상원은 대통령 특별 권한, 공기업 민영화, 노동·연금 개혁, 대규모 외국인 투자 특별 인센티브 등 다양하고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는 옴니버스 법안 표결을 앞두고 논의를 진행했다.

예외적 상황에서는 상·하원 의결을 거치지 않고 행정부에 입법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구상이 담긴 이 법안은 국영기업 민영화 등 절반 이상의 조항을 삭제한 끝에 지난 4월 30일 하원 문턱을 넘었다.

아르헨 '밀레이法 반대' 시위대·경찰 충돌…부상자 속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