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입건 전 조사서 혐의없음 사유로 종결…유족 "이의 신청하겠다"
예천폭우 유족 처벌 요구에도….군수ㆍ경찰서장  '불입건'
지난해 경북 예천에 내린 극한 호우로 업무상과실치사,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입건 전 조사'를 받아온 예천군수, 예천경찰서장, 경북도 북부사업건설소장(이하 피진정인들)에 대해 경찰이 불입건 결정을 내렸다.

경북경찰청은 지난해 7월 14일 예천군에 내린 전례가 없는 폭우로 다발적인 산사태, 하천 범람, 도로 유실 피해가 발생한 탓에 피진정인들이 도로가 붕괴할 것을 예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혐의없음' 사유를 16일 밝혔다.

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을 검토했던 고용노동부 측은 해당 도로는 지방도로로 법이 정하고 있는 '공중이용시설'이 아니기에 범죄구성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경북경찰청 형사기동1팀 관계자는 "진정인 주장만으로는 혐의 내용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봐 피진정인들에 대해 입건 전 조사 종결 결정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유족은 즉각 반발하며 이의신청 뜻을 내비쳤다.

진정인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에 방점을 두지 않고 당일 예천군수와 예천경찰서장, 경북도 북부사업건설소장이 당연히 했던 조치들을 쭉 나열하고는 과실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유족인 진정인은 지난해 7월 15일 예천군 은풍면 은산리 '901번 지방도'에서 도로 유실에 따른 투싼 SUV 추락 사고로 노부모를 잃었다.

지난해 경북 북부 지역 수해와 관련해 경찰이 단 한 건도 정식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이번 진정은 유족들이 예천폭우 피해와 관련, 인재를 주장하며 처벌을 요구했던 첫 사례다.

2024년 경북 북부에서는 호우로 26명이 사망했다.

이 중 예천에서만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예천에서는 숨진 15명 외 2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로 기록됐다.

지난해 7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동안 예천군에는 263.5㎜의 폭우가 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