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신축 딜링룸. 사진=뉴스1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신축 딜링룸. 사진=뉴스1
코스피가 미국 시장에 동조해 2% 넘게 상승했다. 이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만 무려 3조원가량 팔아치웠다. 역대급 순매도액이다.

21일 코스피지수가 전거래일 대비 64.72포인트(2.41%) 뛴 2754.86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종가 기준 2750선을 웃돈 건 2022년 4월 5일(2759.20) 이후 약 2년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강한 순매수가 이어진 덕이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8706억, 1조512억원어치 사들인 반면, 개인 투자자는 2조9107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이는 1998년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 순매도 규모다. 개인 순매도액 종전 최대치는 지난 2월 2일(2조4896억원)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선 반도체 대장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날 코스피 시총 1위 삼성전자(3.12%)는 3% 넘게 뛰었다. 하지만 '8만전자' 벽은 넘지 못했다.

주가는 큰 폭으로 올랐지만, 개인투자자는 이때를 기회 삼아 1조5421억원어치 팔았다. 이날 순매도액은 전날(1조5105억원)에 이어 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거래일 합쳐 삼성전자 주식만 약 3조원어치를 던졌다. SK하이닉스(8.63%)도 9% 가까이 급등했다.

이날 반도체주의 급등은 마이크론 호실적, 반도체 업체에 대한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인하 및 연착륙 발언 등 각종 호재가 맞물린 결과란 해석이다. 반도체 주 외 LG에너지솔루션 (1.47%), 현대차(4.56%) 등 다른 시총 상위주도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강세였다. 지수는 전장 대비 1.44% 뛴 904.29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가 900선 위에서 마감한 건 작년 9월 11일(912.55)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587억원, 174억원 순매수했고, 개인 혼자 361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주도 대체로 빨간불을 켠 가운데 에코프로비엠(4.15%), HLB(8.57%) 등이 크게 뛰었다. HPSP(2.33%) 동진쎄미켐(16.52%) 등 반도체 밸류체인주(공급망)도 강한 흐름을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외국인, 기관의 강도 높은 자금 유입에 2%대 상승세 기록했다"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시장의 환호성을 내뱉을 정도로 대단한 파급력을 가져오지는 않았지만 궁극적으로 강한 경기 예상에도 금리 인하 전망이 유지되었다는 점에서 안도심리가 유입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마이크론 호실적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된 가운데 반도체주의 질주가 코스피 상방 압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시장에 대해선 "외국인, 기관 자금 유입에 900선을 돌파했다"며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밸류체인 기업들의 전반적인 상승세가 전개됐다"고 부연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4원 내린 1322.4원에 마감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3대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3월 FOMC 결과 연내 3회 금리인하 전망 유지되면서 투자자들이 안도한 결과로 풀이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1.03%, S&P500지수는 0.89%, 나스닥지수는 1.25% 급등했다. S&P500지수는 처음으로 5200을 돌파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