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공천이 취소된 정봉주 전 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눈물을 흘리며 나서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공천이 취소된 정봉주 전 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눈물을 흘리며 나서고 있다. /뉴스1
'목발 경품' 발언과 거짓 해명 논란으로 서울 강북을 지역구 공천이 취소된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18일 "과거 오래전 본인들이 성찰이 부족했던 시절의 발언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정치인의 발목을 잡는 건 제가 마지막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정치인 정봉주가 20년 만에 열정적인 재도전을 멈추려 한다"며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과 강북 주민 여러분 죄송하다.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께도 부족했던 제 소양에 대해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열정만으로 살아왔던 제 허점은 지울 수 없는 저의 그림자"라며 "부족함을 모래주머니처럼 감고 살더라도 민주당의 강한 무기가 되길 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생 파탄을 넘어,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현 정권을 지킬 책무가 제겐 있었다"며 "저는 자신 있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을 소중히 받드는 뼈대 있는 민주당의 전사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 전 의원은 "16년 세월 동안 저는 여러 차례 정치적 도전이 좌초됐다"며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몇 가지 허물이 반복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오늘 다시 그 슬픔의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또다시 고통을 달고 달리겠다"며 "지금 바로 비열한 검찰 독재를 심판하고 자랑스러운 민주당 승리를 위해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자"고 전했다.

앞서 정 전 의원은 2017년 7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DMA(비무장지대)에 들어가서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원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서 "당사자께 유선상으로 사과했다"고 했지만, 목함지뢰 피해 장병들이 '사과는 없었다'고 부인해 논란이 확산했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정 전 의원의 후보자 추천을 무효로 하고 강북을 지역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한다고 의결했다. 이에 따라 강북을 지역에서는 현역 박용진 의원과 조수진 변호사의 양자 경선을 통해 총선 후보가 결정될 방침이다. 박 의원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로 경선 득표서 감점 30%가, 조 변호사는 여성 신인 자격으로 가점 25%가 적용된다.

정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여러 차례 닦으며 마음을 진정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등 막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 후보에 대한 질의에 "지역주민들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막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한다"며 "강북을 경선 대회에선 조수진 후보의 건투를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