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와 평온함 넘치는 문경 여행…특별한 먹거리는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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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지쳤다면, 문경 여행
패러글라이딩부터 드라마세트장까지 다양한 매력

안한자적(安閑自適), 문경
문경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문경새재’를 찾았다. 이곳은 충북의 괴산과 경북 문경시 문경읍 사이에 놓인 고개다. 실제 높이는 632m로 조령산을 넘는 고갯길이라고 한다.그래서 문경새재의 ‘새재’는 조령(鳥嶺)산의 ‘조령’을 우리 말로 읽은 것으로 ‘나는 새도 넘어가기 힘든 고개’라는 의미에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실제로 이곳은 과거시험을 치르러 한양으로 가기 위해 많은 선비들이 거닐었던 곳이자 삼국시대 때는 국경선, 임진왜란 때는 결전지로 삼는 등 한 사람의 인생, 나라의 흥망에서 요충지였던 셈이다.
그러나 실제로 마주한 문경새재는 평온하고도 고요한 오라를 뿜는 풍경이었다. 옛길과 제1관문, 그 옆으로 흐르는 물길까지 한 폭의 수묵화 같은 풍경에 뒷짐을 하고 천천히 거닐며 새재의 풍경을 눈에 담았다.

모노레일을 타면 42도 경사도와 우거진 나무 사이를 천천히 비집고 올라 전망대에서 문경의 운치를 한 번 더 맛볼 수 있다. 무엇이 됐든 문경의 매력을 마주할 수 있는 패러글라이딩이나 모노레일 중 하나쯤은 꼭 해보길 바란다.

석탄박물관에는 은성탄광에서 실제로 사용했던 물건들을 잘 보존해 전시를 해두었고, 거미열차라는 놀이기구 테마열차를 만들어 ‘화석-석탄-산업화-미래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전달한다.
기차를 타고 공룡의 시대와 산업화 시대를 마주하니 아이들에게 이보다 좋은 교육이 없다 싶을 정도. 열차 하차 후에는 은성갱도와 재현한 광부사택을 거닐며 당시 탄광촌의 모습을 생생하게 가늠할 수 있다.

전통 사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은 건물은 토마스 한라한이라는 건축가가 설계해 단아함을 뽐내고 있으며, 이곳의 대청마루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푸르른 신록으로 빼곡하다.
명상마을은 종교와 성별, 국적에 상관없이 ‘명상’에 뜻이 있는 모두에게 문이 열려 있으나 휴대전화와 바쁜 일상만큼은 내려두고 입장해야 한다. 명상 수행 프로그램과 시간표는 홈페이지(wmv.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드라마는 가상의 신비로운 이야기를 다루는 터라 이에 걸맞은 배경이 필요했고, 이에 문경시와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이 1만3829㎡의 매립지를 멋지게 변화시킨 것.
세트장은 고풍스러운 한옥 처마와 물길, 배, 시장 등 한 고을이 조성됐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규모 면에서나 완성도 면에서 훌륭하다. 드라마 제작이 모두 끝나면 문경의 또 다른 볼거리로 자리매김한다고 하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다채로운 문경의 풍미와 맛

가게 곳곳에는 세월의 흔적과 주인장의 노력이 묻어 있고 무엇보다 찹쌀떡에는 진심이 느껴진다. 달지 않고 부드러운 떡이 문경에서 다시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한없이 기쁘게 만든다.

빨갛게 양념해 숯불로 구워내니 풍미와 맛이 일품이다. 그리고 쌈에 싸서 더덕과 함께 먹어도 궁합이 좋다. 풍성한 밑반찬과 넉넉한 인심은 덤.
새재 부근에 이 메뉴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음식점이 꽤 많으니 걷다가 지치면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움직여도 좋다.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를 시작으로 2018년 평창 패럴림픽 건배주 등 주요 국제행사에 만찬주로 사용되며 한국을 대표하고 있다.
그 인기를 방증하듯 ‘오미로제 결’은 현재 품절 상태였으나 문경의 오미자와 사과 등을 베이스로 삼은 다양한 술이 양조되고 있다. 커다란 증류기, 뭉근한 발효의향, 시음의 기회까지 가진 덕분에 눈코입이 즐겁게 움직였다.

덕분에 음료와 디저트, 간이역의 정취를 즐기는 내내 카메라 셔터에 절로 손이 간다. 문경의 오미자와 사과를 이용한 먹거리도 놓칠 수 없다.
특히 카페 내부를 가득 채우는 고소한 스콘은 기차라는 테마에 맞춰 도시락에 담아 내주는데, 사과버터를 곁들여 먹는 것이 일품이다. 게다가 시원하고 상큼한 오미자차, 사과 밀크티는 더위를 식히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