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한 전공의 거의 없어…전임의 계약 포기도 속출
대전·충남 신규 인턴 대부분 임용 포기…응급실 운영 차질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2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4일부터 임용 예정이던 인턴들도 대부분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 데드라인이 지났지만 대전·충남 지역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은 없는 가운데 응급실 운영마저 차질을 빚는 등 '의료대란'이 우려된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대전 5개 주요 대학·종합병원에서 근무할 예정이었던 인턴들이 모두 임용을 포기했다.

충남대병원 신규 인턴 60명을 비롯해 건양대병원 30명, 을지대병원 27명, 대전성모병원 25명 전원이 임용식을 미루거나 오리엔테이션을 받지 않았다.

대전선병원에서 이날부터 근무할 예정이었던 인턴 5명도 충원되지 않았다.

대전 5개 주요 대학·종합병원에 사직서를 낸 전공의 427명 중 325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졌지만, 지난달 26일 대전성모병원에 복귀한 1명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복귀자는 없다.

충남 천안 지역 대형병원인 순천향대학병원에서도 인턴 예정자 32명 전원이 신청을 포기했고, 단국대병원 인턴 예정자 36명 중 32명이 임용을 포기했다.

순천향대병원에서 지난달 말 전공의 1명이 복귀한 뒤 추가 복귀자는 없으며 단국대병원도 복귀자가 없는 상태다.

지난 1일 전공의 1명이 복귀했다가 3일부터 다시 병원을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안 단국대병원에서는 전임의들의 임용 포기 사례도 나왔다.

전임의 14명 중 군 제대 후 5월 1일자로 근무를 하게 되는 4명을 제외하고, 3월부터 근무해야 하는 10명 중 5명만 계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5명은 임용을 포기했다.

또 대전성모병원 전임의(펠로) 7명의 계약 갱신일이 도래했지만, 일부가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충남 신규 인턴 대부분 임용 포기…응급실 운영 차질
각 병원이 정규 수술과 신규 외래환자 진료를 50∼70% 수준으로 줄이며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더는 여력이 없어 신규 중증 환자 수술과 응급실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을지대병원은 뇌경색 일부 수술, 뇌출혈 수술, 영유아 장중첩 수술, 사지접합 수술 등 신규 중증 응급질환자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응급실에서는 의료진 부재로 피부과·정형외과·정신과·이비인후과 진료가 어려운 상황이다.

대전선병원도 중환자실 '풀 베드' 상태로 뇌경색·심근경색·뇌출혈·복부 응급수술 환자 수용이 불가능하며, 응급실 내분비내과는 전문의 사정으로 아예 진료를 볼 수 없다.

대전 상급종합병원인 충남대병원은 현재 응급 중환자실에 병상이 차 중환자실(ICU) 간호가 필요한 환자를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며, 건양대병원 응급실도 성형외과·피부과 진료가 어렵다.

대전성모병원 응급실에서도 흉부·복부 대동맥 응급수술, 성형외과·소아과 진료가 불가능하다.

충남 천안 지역 대학병원들도 교수들 중심으로 입원 환자와 수술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며 힘겹게 병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순천향대병원 관계자는 "오늘부터 교수 20여명이 새로 초빙돼 진료를 보게 되지만 전공의들이 맡는 업무가 워낙 많은 데다 교수들의 피로도가 가중된 상태여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