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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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가 차세대 미래 먹거리로 인공지능(AI)을 전면에 내세웠다. 올해 5G(5세대) 시장 성장 둔화가 예상됨에 따라 더 이상 본업만으로는 성장이 어렵다고 봤다. 통신사들이 모두 '탈(脫)통신'을 강조하고 나선 이유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동통신 3사의 무선 통신 가입자 중 5G 가입자의 비율은 SK텔레콤 68%, LG유플러스 64.3%, KT 73%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5G가 상용 5년 차에 들어서면서 통신 3사의 가입자 확보를 통한 매출 성장은 제한적이다.

여기에 지난 1월 28기가헤르츠(㎓) 주파수 입찰에 성공한 제4 이동통신 스테이지엑스의 등장, 알뜰폰으로 이탈하는 가입자 등의 요인으로 통신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통3사가 꼽은 미래 먹거리 'AI' …"2032년 22조원 규모 성장 예측"

이통 3사는 향후 성장동력으로 AI를 선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3사 모두 전 세계 모든 기업이 AI를 도입하며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 보고 있다. 신사업으로 올해 AI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며 "5G에서 6G로의 전환이 여전히 논의 중이고 수익을 내려면 몇 년씩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탈통신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이달 초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통신사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입을 모아 AI 기술을 접목한 신사업을 꼽았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폴라리스마켓리서치는 전 세계 통신업계에서 활용하는 AI 시장 규모가 연평균 28% 성장률을 보이며 2032년 171억6000만달러(약 22조9172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5G만으로는 역부족"…모두 '탈통신' 외치는 통신3사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통화녹음이 가능한 AI 비서 '에이닷'을 출시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에이닷의 누적 가입자 수는 340만명. 서비스 도입 후 1년 만에 300%가량 증가했다. 에이닷은 지난해 12월 실시간 통역 지원 서비스인 에이닷 통역콜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아이폰 전용으로 도입된 통화녹음은 올해 1분기 이내에 안드로이드에도 출시된다.

AI를 통한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AI 기반 수의영상진단 보조서비스 '엑스칼리버'는 지난해 일본·호주·싱가포르의 의료기기 유통사, 보험사 등과 현지 동물병원 공급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국 진출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30% 성장한 AI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텔코(telco) 특화 대규모언어모델(LLM) 사업을 통해 성과를 낼 계획이다.

KT는 지난해 10월 출시한 초거대 AI 서비스 '믿음'을 기반으로 한 LLM 시장 공략에 나선다. 기업간거래(B2B) 대상 맞춤형 LLM을 제공하는 프라이빗 LLM 시장이 최우선 타깃. 330억원을 투자한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의 신경망처리장치(NPU) 아톰을 믿음에 일부 적용해 경량화에 나섰다. 또한 교사용 어플리케이션(앱) '랑톡'에 AI를 활용한 통화 내용 요약, 텍스트 변환이 가능한 AI 통화리포트 기능을 베타 서비스 형태로 제공 중이다.

KT는 향후 AI 기술을 통한 디지털 혁신의 일환으로 최근 대규모 채용 공고문을 내고 AI·기술 분야 인력 충원 계획을 밝혔다. 초거대 AI 기술 개발 등 신성장 영역에서의 경력직 채용 비중도 대폭 늘렸다.

LG유플러스는 자체 AI 브랜드 익시(ixi)의 초거대 AI 엔진 '익시젠(ixi-GEN)'을 활용해 AI 에이전트 서비스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익시젠은 통신 플랫폼 데이터가 추가된 통신업에 특화된 LLM이다. LG는 2021년 12월 한차례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EXAONE)을 공개한 바 있다. AI 기반 보이스피싱 방지 시스템도 선보였다. AI, 머신러닝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수집한 신고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대응 방안을 도출한다.

매년 높아지는 인건비에…'AI 콜센터' 사업 박차

"5G만으로는 역부족"…모두 '탈통신' 외치는 통신3사
통신 3사는 AI 콘택트센터(AICC)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매년 높아지는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공공기관 은행, 금융, 유통업계 등에서 콜센터의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CC란 AI를 도입한 콜센터로, 대기시간 없이 음성인식을 통해 AI 챗봇 등으로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KT는 2017년부터 AICC시장에 주목하며 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사업을 시작했다. 2021년 사내 AICC팀을 KT엔터프라이즈 정식 사업부로 승격하고 AI 보이스봇 지니를 도입했다. KT는 믿음을 인공지능 고객센터(AICC) 등의 서비스에 적용해 기술 고도화 작업에 돌입했다. SK텔레콤은 국내 최초로 AICC를 도입한 기업 페르소나AI에 투자를 단행하며 AICC를 엔터프라이즈 AI 분야 핵심사업으로 정했다. LG유플러스는 챗봇의 진화 형태인 '챗Agent'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구축형 AICC인 유플러스 AICC 온프레미스와 구독형 AICC인 '유플러스 AICC 클라우드', 소상공인 전용 '우리가게 AI' 사업 등 B2B AI 3대 서비스 추진한다.

이들은 오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행사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서도 AI 기반 첨단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SK텔레콤과 KT는 자체 전시관을 열고 AI 관련 기술을 선보인다. SK텔레콤은 990제곱미터(300평) 규모 대형 전시장을 꾸리고 통신산업 특화 거대언어모델 텔코 LLM 바탕으로 다양한 적용 사례를 소개한다. KT는 초거대 AI를 적용 사례를 공개하는 공간과 도심항공교통(UAM) 체험 공간을 마련해 자체 AI 기술과 응용 서비스를 선보인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