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롯데 LS 등 주요 대기업들의 사업재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비주력 자산을 매각하거나 주력사업을 보강하기 위한 투자유치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자산을 집중적으로 물색하는 글로벌 사모펀드(PEF)가 늘어나는 것과 맞물려 사업재편이 올해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전자·LG화학 사업재편 속도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에어솔루션 사업부는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어솔루션 사업부는 생활가전사업을 담당하는 H&A(홈앤드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 산하 조직으로 에어컨·공기청정기 사업 등을 관할한다.

IB업계는 LG전자에 투자금 유치를 위한 여러 거래 구조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거래구조에 따른 득실을 따지고 있다. 에어솔루션 사업부를 분할한 뒤 투자자를 대상으로 보통주 소수지분, 우선주 등을 발행하는 것이 우선적 시나리오다.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우고 여기에 LG전자가 에어솔루션 사업부 등을 출자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LG전자와 함께 재무적투자자·전략적투자자도 해당 SPC에 현금을 출자하거나 대출을 실행하는 구조다. 이 회사는 에어솔루션 사업부 매각이나 물적분할 후 상장(IPO)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올해 전장(자동차 전자장비)과 냉난방공조(HVAC) 등 사업에 총 10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10조원 규모의 투자비 마련을 위해 외부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LG화학도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사우디 아람코와 GS그룹 등과 벌인 매각 교섭이 결렬된 바 있다.

○롯데·LS 계열사 투자유치 나서

롯데그룹도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파키스탄 자회사인 롯데케미칼 파키스탄(LCPL) 지분 75.01%를 매각할 계획이다. 작년 1월 파키스탄 화학회사인 럭키코어에 LCPL 지분 75.01%를 1924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변수가 돌출되면서 지난달 매각 작업이 최종 결렬된 바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로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현금입출금기(ATM) 사업부(옛 롯데피에스넷) 매각 또는 투자유치를 검토 중이다. 코리아세븐은 이와 별도로 오는 3월에 롯데씨브이에스711(옛 미니스톱)을 흡수합병하는 등의 구조조정도 진행한다.

LS그룹 계열사인 LS에코에너지(옛 LS전선아시아)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으로 최대 2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 투자자(SI)를 대상으로 투자금 교섭을 진행할 계획이다. 투자금은 희토류 설비 구축 등에 쓴다.

SK그룹도 투자금 유치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중국 낸드 자회사인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사업부)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에서다. 솔리다임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가 -4636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진입했다. 정상화를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하거나 투자금 유치를 진행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글로벌 PEF 등은 이들 대기업 자산을 노리고 한국 시장을 집중적으로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규제가 촘촘해지는 중국에서 투자금을 빼는 PEF가 한국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투자할 만한 대기업 자산이 있느냐는 PEF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