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BC 방송 인터뷰…왕실 가족 화해 가능성 내비쳐
"미 시민권 취득 생각했다…아버지 병 전망은 우리 둘 사이 얘기"
英 해리 왕자, 찰스 3세 암 진단에 "병은 가족 뭉치게 해"
영국 해리 왕자가 아버지 찰스 3세 국왕의 암 진단 후 왕실 가족 화해 가능성을 내비쳤다.

해리 왕자는 16일(현지시간) 방송된 미국 ABC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병이 가족을 재통합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 경우에도 가능하냐는 질문에 "그렇다.

확실하다"라고 답했다.

해리 왕자는 국제상이군인체육대회(인빅터스) 개최 1년을 앞두고 부인 메건 마클과 함께 캐나다 밴쿠버의 훈련장을 찾았다.

찰스 3세 암 진단 후 왕실 가족이 언론 인터뷰를 한 것은 처음이다.

해리 왕자는 "인빅터스에서 매일 가족의 힘이 모이는 것을 본다"며 "어떤 질병이든 가족을 뭉치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찰스 3세 병문안을 다녀온 것에 관해선 "나는 가족을 사랑한다"며 "비행기를 타고 가서 아버지를 만나고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와 전화를 통해 병을 알게 됐다며 "그다음 바로 비행기에 뛰어올랐고 최대한 빨리 만나러 갔다"고 말했다.

왕실이 찰스 3세 암 진단을 공개한 다음 날인 6일 해리 왕자는 아버지를 만났다.

그러나 부자간의 만남은 45분에 그쳤으며, 해리 왕자는 형인 윌리엄 왕세자 등은 보지 않고 런던 도착 약 24시간 만에 출국했다.

그는 찰스 3세 병의 전망에 관한 질문에는 "아버지와 나 사이의 일"이라고만 답했다.

해리 왕자는 "영국을 경유하거나 영국에 돌아갈 일정들이 있으므로 들러서 최대한 가족을 보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내 가족과의 삶은 그대로다"라며 미국 생활에 관해 "하루하루가 좋다"라고 말했다.

미국인인 것처럼 느끼냐고 묻자 "모르겠다"고 했지만 "미국 시민이 되는 것을 생각해보겠냐"는 질문에는 "생각해봤다"고 답했다.

시민권 신청을 안 한 이유에 관해선 "모르겠다.

그 생각이 머리에 지나갔지만 지금은 우선순위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미국 시민권을 신청하려면 외국의 직함을 포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리 왕자 부부가 이번 주 공식 웹사이트 브랜드를 아들의 이름을 딴 '아치웰'에서 '서식스'로 바꾸면서 자신들을 서식스 공작 부부로, 아이들을 왕자와 공주라고 칭하는 등 왕실 타이틀을 사용한 것을 두고 영국에선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

해리 왕자 부부는 2020년 왕실과 결별했으며, 오프라 윈프리 인터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자서전 '스페어' 등을 통해 왕실과 갈등을 드러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