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 던져 세우기' 놀이를 하고 있는 이강인, 설영우, 정우영 선수. /사진=엑스(X) 캡처
'물병 던져 세우기' 놀이를 하고 있는 이강인, 설영우, 정우영 선수. /사진=엑스(X) 캡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국가대표팀 선수 간 불화가 사실로 밝혀진 가운데,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을 포함한 젊은 선수 3명이 준결승전 당일 경기에 앞서 '물병 세우기 놀이'를 하는 모습이 퍼져 논란이 되고 있다.

16일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손흥민 손가락 골절 다음 날 이강인 설영우 정우영' 등 제목의 게시물이 확산하고 있다. 이 영상은 지난 6일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당일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에는 이강인과 설영우(26·울산), 정우영(25·슈투트가르트)이 경기장 한쪽에 모여 앉아 물병을 던져 세우는 놀이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X 캡처
영상=X 캡처
첫 번째 시도에선 세 선수 모두 물병 세우기에 실패했으나, 두 번째 시도에선 설영우가 성공해 양팔을 뻗어 세리머니를 했다. 곧이어 이강인도 성공했으나 정우영은 실패했다. 이에 이강인과 설영우는 정우영에게 웃으며 다가가 장난을 쳤다.

이런 영상이 온라인상에 확산하자, 일부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일었다. 공교롭게도 경기 전날 탁구를 하려다 손흥민(32·토트넘) 등 고참 선수들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진 젊은 선수들이라는 이유에서다. 누리꾼들은 "긴장감이라곤 없는 분위기다", "눈치를 안 보는 것이냐" 등 반응을 보였다.

앞서 더 선은 지난 14일(한국시간) 이강인이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준결승전 전날 저녁 식사 시간에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고 보도해 국내외에서 파장이 일었다. 대한축구협회도 당시 선수들 사이에서 다툼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강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됐다"며 "언제나 저희 대표팀을 응원해주시는 축구 팬들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스러울 뿐"이라며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께 사과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하지만 물리적 충돌 당시 이강인이 손흥민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선 반박했다. 이강인 측 법률대리인은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며 "손흥민이 이강인의 목덜미를 잡았을 때 이강인이 손흥민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