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아이온 등 자체 지식재산권(IP) 게임에 집중해온 엔씨소프트가 사업 전략을 수정했다. 2조원 가까운 현금을 활용해 외부에서 IP를 수혈하기로 했다. 연내 인수합병(M&A)도 추진키로 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8일 열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기존 IP로 게임 사업을 키우는 것을 넘어 M&A와 투자를 통해 덩치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현금 약 1조9000억원과 부동산 등 자산을 외부 투자에 쓸 수 있다는 게 홍 CFO의 설명이다. 그는 “새로운 IP를 확보하고 서구권 및 동남아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투자 방향성을 두고 있다”며 “M&A에 굉장한 노력과 시간을 쏟아붓고 있는 만큼 올해 실질적인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는 새로운 인기 IP 확보가 절실하다.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인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이를 만회할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조7798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보다 31%, 75% 줄었다. 매출이 1조원대로 쪼그라든 건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을 우려할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9억원에 그쳤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쓰론앤리버티(TL)’도 흐름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 신규 IP 기반 게임인 ‘프로젝트 BSS’, ‘배틀크러쉬’는 올 상반기 출시가 목표다. ‘아이온2’는 트렌드에 맞춰 PvE(사용자와 컴퓨터 간 대결) 콘텐츠 개발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홍 CFO는 “IP 매출 체력이 강화되는 시점은 올 하반기가 될 것”이라며 “상반기는 효율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