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곳으로 급증…디폴트 기업 비율 올 1분기 4.9%로 정점 전망
지난해 전 세계서 159개사 디폴트…무디스 "올해도 고전 가능성"
경기 둔화 속에 각국의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지난달 세계적으로 기업 디폴트(채무불이행)가 급증했다는 신용평가사 무디스 진단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무디스는 지난달 자사 신용평가 대상업체 가운데 20곳이 디폴트에 빠져 11월 4곳보다 늘어났으며, 지난해 전체 디폴트 업체는 159곳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2개월간 디폴트에 빠진 기업들의 비율은 지난달 기준 4.8%로,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있던 2021년 5월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달 디폴트 기업 가운데 미국 기업 비중이 절반을 넘겼다.

유럽 기업은 8곳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및 대러시아 제재 관련 디폴트를 제외하면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15년 전 이후 가장 많았다.

미국이 2022년 초까지만 해도 0.25%였던 기준금리 상단을 지난해 7월 5.5%까지 끌어올린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용등급이 낮고 부채가 많은 기업이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기준 디폴트 기업이 가장 많았던 업종은 '비즈니스 서비스'와 헬스케어로, 각각 15곳과 13곳이었다.

무디스는 이들 2개 업종과 하이테크 산업 부문에서 올해 디폴트가 가장 많이 있을 것으로 봤다.

헬스케어 업종에서는 과거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업체가 많아 금리 영향이 크며, 임금과 이자 비용 상승으로 고전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 속에, 무디스는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 속도가 금리 인상기보다 더 완만할 수 있다"면서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기본적으로 디폴트 기업 비율이 올해 1분기에 4.9%로 고점을 찍고 연말에는 3.7%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19 확산 당시보다 느린 추세다.

다만 무디스는 경제에 심각하게 비관적 상황이 펼쳐질 경우 디폴트 기업 비율이 11.5%까지 이를 수 있다고 보기도 했다.

다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도 지난해 세계적으로 디폴트 기업이 전년(85개)보다 80% 늘어난 153곳이었으며, 올해도 그러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S&P는 이들 대부분이 마이너스 현금흐름, 높은 부채 부담, 취약한 유동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낮은 신용등급의 기업들이라면서, 업종별로는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등 소비자 대면 기업들의 디폴트가 많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