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부회장 "보안 없이 AI 혁신 없다"…삼성, 보안 플랫폼 녹스 강조
LG전자도 'LG 쉴드' 내세워…조주완 사장 "업계 통용 기준 이상으로 AI 관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의 최대 화두로 '인공지능(AI)'이 꼽히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일상에 스며든 AI로 인한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와 경각심도 커지고 있다.

[CES 현장] 일상 스며든 AI에 보안 우려도…'책임' 앞세운 기업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은 2030년까지 약 18조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2030년까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하는 규모는 13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에서 촉발된 생성형 AI의 바람을 타고 AI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하고,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등이 속속 구현될 채비를 갖추며 개인 정보 유출 등의 문제도 부각되는 상황이다.

생성형 AI 기술로 무기화된 딥페이크 기술과 피싱 공격 등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에서 치안 유지를 위해 AI 안면인식 기술 활용을 확대하면서 사생활 침해와 기술 오류에 따른 피해 발생 우려가 논란이 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첨단 기술이 인간의 안전을 위해 활용돼야 한다는 원칙인 '인간 안보'(HS4A)는 작년 CES에 처음 도입된 주요 주제 중 하나였다.

이에 따라 CES 2024에 참가한 기업들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보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주력하는 모습이다.

[CES 현장] 일상 스며든 AI에 보안 우려도…'책임' 앞세운 기업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8일(현지시간) 열린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나란히 '보안'과 '책임'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 대표 연사로 나선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AI는 보안 없이는 진정한 혁신을 이룰 수 없다"며 "삼성은 기술의 발전이 가져오는 막중한 사회적 책임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안 플랫폼) 삼성 녹스는 디바이스, 서비스, 플랫폼, 개발 환경으로 구성된 디지털 세계에서 보안의 동반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프레스 콘퍼런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속가능성과 연결성 등 그간 삼성전자가 추구해 온 비전보다 '보안'에 관한 내용을 더 앞세울 것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회장은 이튿날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도 "사생활이 밖에 나가는 게 가장 불편한 진실 아니냐"며 "내가 뭘 쓰고 뭘 하는지 상대방이 아는 것은 우려할 만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기술 제공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녹스와 함께 온 디바이스 AI 구현을 통해 프라이버시, 개인정보 등을 엄격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 스마트TV 등의 보안을 위해 블록체인 기반 보안 솔루션인 '녹스 매트릭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사용자 개인의 지문과 패스워드 등 민감한 정보는 '녹스 볼트'에 저장해 보호하고 있다.

삼성 녹스 매트릭스는 상호 모니터링해 문제가 된 장치를 분리해 다른 기기들의 보안을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올해 중 삼성전자 TV와 패밀리허브 냉장고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CES 현장] 일상 스며든 AI에 보안 우려도…'책임' 앞세운 기업들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책임감 있는 AI 관리를 강조했다.

AI를 '공감지능'으로 재정의한 조 사장은 "LG전자는 자체 데이터 보안시스템인 'LG 쉴드'를 고객 데이터의 수집·저장·활용 등 전 과정에 적용해 모든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AI가 내린 결정과 행동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지, 어떻게 하면 AI가 편견과 차별 없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작동되며 사용자가 의도한 행동을 안전하게 실행할지, AI에 활용되는 데이터를 보호하는 방법과 이에 대한 접근을 어떻게 통제할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

조 사장은 "업계에서 통용되는 기준 그 이상으로 AI를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며 "AI 기술을 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각 사용자가 AI를 적절하게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CES 현장] 일상 스며든 AI에 보안 우려도…'책임' 앞세운 기업들
국내 스타트업 중에서는 블록체인 프라이버시 보장 기술 기업 지크립토가 자체 ZKP(Zero Knowledge Proof·영지식증명) 기술을 활용한 퍼블릭 블록체인 투표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여 사이버보안·사생활보호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지크립토는 작년 CES에서도 블록체인 온라인 투표 시스템 '지케이보팅'으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국내 스타트업 로드시스템은 금융과 관광 서비스를 결합한 모바일 여권 플랫폼 '트립패스'로 사이버보안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