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언즈' 제작사 일루미네이션
7년 만에 오리지널 스토리 내놔
'비행 액션' 등 시각적 요소 볼만
뻔한 스토리텔링에 지루함 느낄 수도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제작사 일루미네이션의 크리스 멜라단드리 대표는 지난해 12월 22일 한국 언론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신작 '인투 더 월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영화의 원제는 '이주(Migration)'. 작은 연못에서의 삶에 안주하던 오리 가족이 새로운 땅을 찾아 모험하는 줄거리다.
영화는 미국 유니버설 픽처스 산하 일루미네이션이 7년 만에 내놓은 오리지널 스토리다. 일루미네이션은 지난해 '바비'에 이어 글로벌 흥행 2위를 기록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제작비 7000만 달러로 5억4000만 달러 넘게 벌어들인 '슈퍼배드'(2010) 등을 선보인 '알짜' 제작사로 통한다.
작품의 영상미는 볼만하다. 작은 연못과 뉴욕 시내의 마천루, 교외의 오리 농가 등 다채로운 풍경이 보는 맛을 더한다. 입수와 비행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깃털 하나하나의 섬세한 움직임도 구현했다. 제작진이 직접 스튜디오로 공수해 온 오리들을 관찰하며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을 거친 결과다.
참신한 시도가 없던 것은 아니다. 부모·자녀로 구성된 4인 가족에 '댄 아저씨'를 더한 5인 체제를 구성한 점이 그렇다. '태어난 김에 살아가는 무기력한 아저씨'로 나름 매력적인 캐릭터성을 입혔지만, 약방의 감초 정도로 소모되는 데 그친다. 도시에 살며 한쪽 다리를 잃은 비둘기 '멍첨프', 오리들을 해친다는 오해를 받는 '왜가리 부부' 등의 주변 인물들의 서사를 더 부각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