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김지혜 부장판사)는 권 전 대법관 장인인 안경상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2021년 4월 하나은행과 삼성헤지자산운용을 상대로 '10억원을 돌려달라'며 낸 소송에서 작년 11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권 전 대법관은 지난 2019년 아내와 함께 하나은행 지점을 찾아 삼성헤지자산운용의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3호' 펀드를 소개받고 장인의 자금 1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금을 홍콩 사모펀드 운용사 젠투파트너스의 집합투자증권에 투자해 수익률을 올리는 방식이었는데, 이듬해 젠투파트너스가 주식 환매 중지를 선언하면서 투자금이 고스란히 묶였다.
안 전 사무총장 측은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자 소송을 냈다.
법정에는 권 전 대법관이 장인 측 증인으로 출석해 반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권 전 대법관이 실질적으로 해당 펀드에 대한 가입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권 전 대법관이 법적 지식을 바탕으로 금융 상품의 투자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은행 직원이 펀드에 대해 설명할 당시 권순일이 동석하고 있었다"며 "권순일이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법적 지식이 있고 여러 차례 금융투자 상품 거래를 한 경험이 있는 이상 이 사건 투자를 할 경우 큰 폭의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는 사정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권 전 대법관이 법정에서 "정기예금과 펀드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고 펀드와 금융투자상품에 가입한 경험이 많다"고 증언한 점과 과거 증권투자와 관련된 논문을 쓴 점도 근거로 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