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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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은 올해 1분기 인공지능(AI), 바이오, 반도체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투자 열풍을 이끌었던 2차전지는 조정 가능성이 큰 업종으로 지목했다. 국내외 선거를 앞두고 정치·정책 테마주는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AI는 메가트렌드”

ABC만 공부해도 上 받는다
한국경제신문이 1일 국내 20개 대형 운용사에 소속된 펀드매니저 1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분기 시장을 주도할 업종·테마(2개 복수 응답)로 AI를 꼽은 응답자가 65.3%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반도체(62.4%), 바이오(25.7%) 등 순이었다. 이외 업종에선 10% 이상의 응답이 없었다. AI와 AI에 영향을 받고 있는 섹터가 몰표를 받은 것이다.

펀드매니저들은 “AI가 ‘메가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AI 기기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들거나 AI를 활용해 서비스를 출시하는 회사들이 올해도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올해부터는 AI를 활용해 실적이 쑥쑥 증가하는 회사가 속속 등장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반도체는 온디바이스AI가 추가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온디바이스AI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 적용되는 자체 AI다. 올해 1분기부터 휴대폰 등 기기에 장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고금리로 눌려 있던 바이오도 관심이 컸다. AI를 활용한 의료·제약 기술과 서비스의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주도주였던 2차전지는 올해 조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응답자의 51.5%가 조정 우려가 크다고 답했다. 펀더멘털(기초체력)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가 있는 건설주(29.7%)와 금융주(15.8%)도 하락 가능성이 높은 섹터로 제시됐다.

美 트럼프 재집권 여부 촉각

1분기 영향을 미칠 변수를 묻는 항목(복수 응답)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정책을 꼽은 응답자가 68.3%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내 부동산 경기(21.8%), 기업 실적(20.8%), 국내외 선거(20.8%), 미국 경기(17.8%) 등 순이었다.

펀드매니저들은 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폭이 시장 기대에 부응할지 여부가 1분기 시장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Fed는 지난해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세 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현재 시장은 5~6차례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선거도 핵심 변수로 예상됐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2차전지,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관련주가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됐다.

1분기 주식시장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펀드매니저의 43.6%는 1분기 주식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답했다. 주식 비중을 유지한다는 비율은 39.6%였고, 줄이겠다는 비중은 8.9%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지수 상단을 묻는 항목엔 2700~2799로 제시한 응답자가 31.7%로 가장 많았다. 2600~2699(22.8%), 2800~2899(12.9%), 2500~2599(12.8%)가 뒤를 이었다. 코스피가 2900 이상 갈 것이라고 답한 비중도 12%에 달했다. 지난해 코스피는 2655.28로 마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