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윤재옥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안상수 상임고문, 윤 원내대표, 한 비대위원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황우여 상임고문.
최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오세훈 사단'이 잇달아 내년 4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에 출사표를 내놓고 있다. 1일 서울시와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 주변 인사들은 최근 잇달아 각 지역구 등에서 경선에 도전하기 위한 캠프를 꾸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퇴임한 김의승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고향인 경북 안동(안동예천 선거구)에서 도전장을 냈다. 의성 김씨인 김 부시장은 행정고시 36회 출신이다. 용산구청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서울시 대변인과 경제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두루 맡았던 행정 전문가다. 성품이 부드럽고 협상에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캘리그래피에 뛰어나 서울시 현판을 직접 쓰기도 했다. 이임식에서 안도현 시인의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너에게 묻는다' 중)'는 시를 언급하며 "연탄재와 같은 삶을 살겠다"고 했다. 오는 5일 안동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작년 5월 서울시 정무부시장직을 내려놓았던 오신환 국민의힘 광진구 을 당협위원장도 이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혁신위원으로 선임되기도 했던 오 위원장은 관악구 을에서 19~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오 위원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위한 국민의힘 경선에서 오 시장과 경쟁하기도 했으며 2022년 8월부터 9개월간 정무부시장을 맡았다. 오 위원장의 후임이었던 강철원 정무부시장도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꼽힌다. 강 부시장은 오 시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2000년부터 오 시장의 보좌관을 맡았고 서울시 민생특보 등을 두루 지냈다. 오 시장의 비서실장으로 일하고 있는 현경병 전 의원도 총선 출마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실장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서울 노원 갑에서 당선됐다가 당선 무효형으로 중도에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선거대책본부장, 대통령 당선자 취임준비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지낸 친이계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번에도 노원 갑을 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의 대변인을 지냈던 이창근 국민의힘 하남당협위원장도 총선 출마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송주빈 전 정무부시장도 서대문을에서 출마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 주변 인물들이 잇달아 출마에 도전하면서 서울시 인사도 대폭 물갈이가 이뤄지고 있다. 김의승 행정1부시장의 후임자로는 김상한 기획조정실장이 내정돼 있다. 현경병 비서실장 후임은 오 시장의 수행비서를 지낸 곽종빈 전 서울시 재정기획관이 맡을 전망이다. 김상한 기획조정실장이 행정1부시장으로 승진할 경우 김태균 경제정책실장이 그 자리에 임명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시는 지난달 22일 3급이상 국장급 인사를 발표하면서 1부시장과 기획조정실장 등 일부 고위직 자리는 발표에서 제외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4월 총선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이 여전히 30%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지지층만 의식하는 양극단의 진영 정치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도층을 얼마나 끌어들이냐가 총선 승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지만, 양당이 이른바 ‘팬덤’을 포기하고 외연 확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8~20일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한 무당층이 32%(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p)로 집계됐다. 국민의힘(30%), 더불어민주당(29%) 지지율보다 높았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한 사람 가운데 자신의 정치 성향을 ‘중도’라고 답한 응답자는 44%에 달했다. ‘진보’(24%) ‘보수’(20%)라고 답한 응답자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1~22일 시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에서도 무당층은 11%로 직전 조사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 지지율은 36.7%에서 39%로 올랐고, 민주당 지지율은 44.7%에서 41.6%로 3%포인트 넘게 빠졌다.무당층 비율이 고공행진하는 건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당 주도의 극단 정치에 등 돌리는 유권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양당 지지율은 굵직한 정치 이슈가 발생하면 5%포인트 안팎 오르고 내리지만, 무당층 비율은 일정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지금처럼 극단적 주장만 해서는 총선에서 이기기 어렵다”며 “다양한 메시지를 내 중도층을 흡수해야 한다”고 했다.하지만 정치권은 중도층 표심을 잡으려는 노력 대신 ‘집토끼’를 겨냥한 강성 메시지만 쏟아내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 진보 성향 단체가 주최한 집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형수(김건희 여사)를 지키러 나왔다”며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지키고, 알아서 짖는 것. 그것이 개들의 맹종”이라고 주장했다.이준석·이낙연 전 대표 등의 신당 창당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양당 지도부가 외연 확장보다 주류 중심의 당내 통합에 무게를 두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통상 총선이 다가오면 정치권이 정쟁을 줄이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흐름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박주연/한재영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