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열교환기 누전 차단 시설 노후화·방치 시 위험 커져"
'3명 감전사' 세종시 목욕탕 '전기열교환기' 누전 가능성 제기
입욕객 3명이 감전돼 숨진 세종시 조치원읍 목욕탕의 사고원인이 아직 확실하지 않은 가운데, 온탕 물을 데워주는 전기열교환기가 누전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목욕탕 온수·전기설비 설계업체 기술자 A씨는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탕 내 수온을 보정해주는 전기열교환기는 물이 흐르는 순환라인에 직접 시공하기 때문에 관리가 잘 안될 경우 누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목욕탕 욕조 내 물은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 기계실 여과기 등과 연결된 배관을 거쳐 지속해 순환하는 구조다.

이 과정을 거치며 수온이 떨어지는데 순환라인과 함께 설치된 전기열교환기가 순간적으로 히터를 가열해 온탕, 열탕으로 흘러 들어갈 물을 데우고, 탕 내 온도가 떨어질 경우에도 자동 작동돼 수온을 보정한다.

스팀이나 급탕설비로 데운 물을 탕 안에 공급할 수도 있지만, 전기열교환기 설치가 더 용이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장 기술자들 사이에서도 전기열교환기 누전 위험성이 크다는 우려 때문에 누전 차단 장치를 이중으로 설치하기도 한다"며 "시설이 노후화하고 안전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큰 사고로 번지기 쉽지만, 소규모 업장에서는 문제가 발생하면 작업자를 불러 부품을 교체하는 땜질식 처방이 여전하다"고 밝혔다.

'3명 감전사' 세종시 목욕탕 '전기열교환기' 누전 가능성 제기
A씨는 사고원인으로 추정된 온탕 내 수중안마기 전기시설과 관련해서는 "안마 노즐은 터치스위치, 로컬패널 신호로 작동돼 문제 발생 시 자동 차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마기 모터, 순환펌프 누전으로 전기가 온탕으로 흘러 들어가는 일은 아주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수년간 사고가 난 목욕탕에서 설비·보수작업을 했다는 또 다른 기술자 역시 "터치스위치가 목욕탕 물 안에 있었다면 감전을 일으켰을 수 있었지만, 이번 사고에선 상황이 다르다"고 밝혔다.

합동 감식을 진행한 경찰 역시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이 목욕탕에서 전기열교환기 설비를 확인했다.

경찰은 목욕탕 온수 보정장치 구조와 사고 당시 실사용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세종경찰청 관계자는 "목욕탕에 전기열교환기 설비, 급탕설비 둘 다 있다"며 "목욕탕 종업원과 관리자를 상대로 사고 당일 열관리를 어떻게 했고 무슨 장치를 사용하고 껐는지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목욕탕은 지난 6월 전기 안전 검사를 통과했지만, 다중이용업소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전기 안전 점검 대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법상 수용인원 100명 이상의 찜질방 시설을 갖춘 목욕장 업소는 다중이용업소로 지정되며, 이 경우에만 업장 내 세부 전기공급시설을 점검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