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이 최근 공지한 다음 영화 서비스 종료 안내문. 다음 웹사이트 캡처
다음이 최근 공지한 다음 영화 서비스 종료 안내문. 다음 웹사이트 캡처
카카오의 포털 서비스인 다음이 사내독립기업(CIC)로 나온 뒤에도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24년간 지속해왔던 ‘다음 영화’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포털 방문자 점유율은 CIC 출범 후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다음은 포털 웹페이지 공지를 통해 “다음 영화 서비스를 다음 달 4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다음 영화는 2000년 출시 후 영화 애호가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역할을 해왔다. 지난 19일 누적 관객 수 약 922만명을 기록한 영화 ‘서울의봄’을 놓고서도 약 3100명이 평점 댓글을 달았다. 다음은 이 서비스는 종료하지만 포털 검색을 통한 영화 정보는 계속 제공하기로 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검색 업체인 키노라이츠를 통해 외부에서 정보를 공급받는 방식이다.

다음 영화는 이용자 유입을 늘리기 위해 그간 여러 시도를 했다. 2001년 영화 티켓 예매 서비스를 도입한 뒤엔 영화 커뮤니티와 영화관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됐다. 하지만 예매 기능을 지원하던 예스24가 2021년 영화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이 서비스가 중단됐다. 같은 해 다음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정보도 제공하고 외부 플랫폼과 연계하는 쪽으로 승부를 띄웠지만 시장 반응이 미지근했다. 지난해엔 자체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도 종료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다음이 시장 영향력을 키우는 데 고전하자 비용 절감 차원에서 영화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5월 15일 다음을 CIC로 떼어냈다. 경영에 독립성을 부여해 콘텐츠 시장 급변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아직까진 이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웹 시장 분석 업체인 비즈스프링에 따르면 다음의 국내 포털 방문자 점유율은 지난 5월 15일 5.5%에서 지난 18일 4.6%로 0.9%p(포인트) 떨어졌다. 스포츠팀 응원 기능이 로그인 없이 무제한 이용이 가능해 지난 10월 여론 조작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다음은 지난해 8월 내놓은 숏폼 서비스인 ‘오늘의숏’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CJ ENM, 스포티비, 틱톡 등 외부 업체와 제휴해 이 서비스에서 유통되는 숏폼 콘텐츠의 양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다른 커뮤니티 서비스도 시도하고 있다. 지난 6월 가입 절차 없이 자유 주제로 게시글과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한 서비스인 ‘테이블’을 내놨다. 다음 관계자는 “서비스 외부 개방을 통해 다양한 사업자와의 협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다음의 역할을 공고히 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한편 포털 네이버의 방문자 점유율은 지난 5월 15일 56.3%에서 지난 18일 60.7%로 4.5%p 올랐다. 생성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인 ‘큐:’를 지난달 30일 적용한 뒤 점유율 60%대로 올랐다. 같은 기간 구글의 점유율은 33.6%에서 28.4%로 5.2%p 내렸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