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유아휴직자 간담회…"경제적 지원·정책 홍보 확대 필요"
육아휴직 다녀왔더니 '잘 쉬었냐'…"아빠 육아도 공감해주세요"
"1년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가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잘 쉬었냐'였어요.

일하는 아내 대신 홀로 아이를 키우느라 정말 고생했는데 말이죠."
보건복지부가 1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패밀리스토밍 2탄 육아휴직자 간담회'에서 육아휴직 경험이 있는 '아빠'들은 육아를 '휴식'으로 보는 사회적 분위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간담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짧게는 3개월, 길게는 2년간 '아빠 육아휴직'을 쓴 경험이 있는 남성 직장인들과 기업 인사 담당자,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 등이 참석해 육아휴직과 관련한 저마다의 고충을 나눴다.

서울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며 8개월간 육아휴직을 쓴 김녹연 씨는 "육아휴직을 놀러 갔다 오는 거라고 생각해서 복직한 직원에게 힘든 일을 주는 경우가 있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운이 좋게도 나는 팀장이 먼저 육아휴직을 쓴 덕분에 복직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며 "남성 육아 휴직 확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육아휴직 다녀왔더니 '잘 쉬었냐'…"아빠 육아도 공감해주세요"
공감대 확산을 위해 육아휴직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산에서 일하며 20개월 육아휴직을 사용했다는 김정환 씨는 "육아휴직을 써야 서로의 고충을 알게 된다"며 "부부의 양육 분담을 위해서라도 부모 모두 의무적으로 최소 6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아휴직 시 수입이 크게 줄어 경제적으로 힘들어진다는 불만도 많았다.

서울에서 아이 셋을 키우며 2년간 육아휴직을 쓴 함정규 씨는 "육아 휴직 당시 한 달에 100만원이 조금 넘는 돈을 받아 월 소득이 3분의 1 이하로 줄었다"고 토로했다.

인천에 사는 김준규 씨도 "부모들이 육아휴직을 쓰지 못하는 건 기존 소득 대비 지원금이 너무 적기 때문"이라며 "소득을 100% 보전하면서 육아휴직 장려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육아휴직 시 어떤 혜택을 볼 수 있는지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회사에서 육아휴직 '1세대'로 분류된다는 김영웅 씨는 "회사 직원이 3천 명이 넘는데도 육아휴직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회사 동료는 물론 심지어 간부도 내게 정보를 물어봤다"며 "각 기업에서 육아휴직에 대한 홍보가 적절히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육아휴직 다녀왔더니 '잘 쉬었냐'…"아빠 육아도 공감해주세요"
기업 측에서는 정부가 기업이 필요로 하는 대체 인력에 대한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소셜 서비스 업체 엔라이즈에서 인사 담당자로 일하는 김재민 씨는 "육아휴직자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기업은 전문인력이 필요한데, 인턴이나 계약직에 대한 지원금만 나와 아쉽다"고 말했다.

김덕룡 중소기업중앙회 차장은 "육아휴직이 6개월이 넘어가면 대체인력이 기존 인력의 자리를 차지하는, 그야말로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기존 인력의 업무를 동료들이 나눠 맡고 대체인력은 새로운 업무를 맡는 등 기업의 인력 운용에 여유를 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준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아버지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비율은 아직 4.1%밖에 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생각하는 지원과 현장에서 바라는 지원의 격차를 어떻게 메꿔갈지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