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차 중국 결혼이주여성 리유정 씨, 체험담 공모전서 대상
숙대 아시아여성연구원·하나금융나눔재단 주최…26명 수상
한국 생활을 음식으로 표현하면 떡볶이다.

달콤하고 매운맛, 진한 향기가 나는 맛은 매일 경험하는 일과 비슷하다.

떡볶이 한 그릇에는 과거의 추억이 들어있고, 떡볶이 때문에 사랑스러운 사람들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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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중국에서 한국으로 온 9년 차 결혼이주여성 리유정(33) 씨는 한국 생활을 돌아보면서 정착 과정과 그 안에서 만난 사람 등의 이야기를 떡볶이와 연결해 솔직하게 풀어냈다.

식당, 배달, 밀키트 등 떡볶이가 등장한 모습도 다양하다.

13일 숙명여대 아시아여성연구원에 따르면 그는 올해 연구원과 하나금융나눔재단이 주최한 '제16회 결혼이주민과 배우자의 모국어로 쓰는 한국살이 체험담' 공모전에서 에세이 '떡볶이 한 그릇에 담긴 한국의 추억'으로 대상을 받았다.

리유정 씨는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국내 한 대학의 어학당에 다니던 시절부터 시작해 석사학위 취득과 취업, 연애와 결혼, 출산 등을 겪으면서 성장한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8년 전 내게 떡볶이는 한국의 상징이었다"며 "불타는 빨간색의 고추장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본 네온사인 색깔이었다.

거리와 골목은 싱그러움과 설렘으로 가득했고, 떡볶이는 약간 매우면서도 달콤했다"고 말했다.

또 "친구와 학교 주변을 둘러보다가 기숙사 뒷문의 작은 골목에 있던 떡볶이집이 눈에 들어와 어눌한 한국어로 떡볶이 한 그릇을 달라고 했다"며 "매운맛에는 고향을 생각하다 울컥하는 아련함과 유학 생활의 달콤함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리유정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절을 떠올리면서는 "스트레스를 풀기 어려울 때마다 매운 떡볶이가 첫 번째 선택지였다"며 "남편과 떡볶이를 먹으며 한바탕 땀을 흘리고 나면 온몸이 한결 편안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또 다른 8년을 지낼 것이고 세월도 변하겠지만 마음만은 변치 않을 것"이라며 "떡볶이 한 그릇의 맛도 여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몽골 출신 이주배경 청소년 여호수아(18·야탑고 2학년) 군은 체험담 공모전과 함께 진행된 '제6회 이주배경 청소년 온라인 백일장'에 '오아시스', '어린 시절', '시' 등 3편의 시를 출품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몽골에서 태어난 여호수아 군은 초등학교 2학년 때 몽골인 부모와 함께 한국에 이주했다.

그는 3편의 작품을 통해 자아와 진로, 정체성을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통해 청소년의 갈등과 고뇌를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의 수기는 다음 주에 발간될 공모전 당선작 사례집에 소개될 예정이다.

사례집에는 두 공모전 수상자 26명의 작품이 담긴다.

시상식은 오는 22일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 7층 한상은라운지에서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