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에 e커머스 붙인 LG유플러스…"통신도 온라인 소비가 표준될 것"
“1년 뒤면 통신 상품을 바꾸러 오프라인 매장을 가는 대신 앱을 켜는 게 흔해질 겁니다.”

김귀현 LG유플러스 통신라이프플랫폼 담당(사진)이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꺼낸 얘기다. 김 담당은 라이프스타일 앱 ‘너겟’과 일상 기록용 SNS 앱 ‘베터’를 총괄하고 있다. 소비자 일상과 접점을 늘려 통신 시장에서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0월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 16종을 출시하면서 색다른 시도를 했다. 기존 고객 상담용 앱을 이용하는 대신 새 통신 상품을 담을 앱인 너겟을 따로 만들었다. 그러면서 이 앱에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역할을 부여했다.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 지역, 여가에 대한 정보를 싣거나 서울 연남동에서 즐길 수 있는 카페, 대학로 연극 등을 추천하는 식이다. 제빵과 같은 취미 강의도 제공한다. 일상적인 커뮤니티 앱과 비슷한 구조다.

라이프스타일 플랫폼과 통신 상품을 결합한 데엔 소비자들이 자주, 오래 머물 수 있는 플랫폼을 준비해야 한다는 통신사의 판단이 있었다. 일상적인 주제 아래 사람들이 모이면 신사업을 벌일 만한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김 담당은 “기존 통신 앱은 통신 장애 해결과 같이 뚜렷한 목적이 있는 경우에만 고객들이 찾았다”며 “별 목적 없이도 사람들이 켤 수 있는 앱을 만들게 되면 트래픽이 쌓이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너겟에 이것저것 붙여가면서 시장의 반응을 살피기로 했다. 건강관리나 여행 관련 콘텐츠도 추가할 계획이다. 통신 상품도 이용자가 쉽게 떼거나 붙일 수 있도록 했다. 특정 시간 동안 무제한으로 5G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상품, 영상통화 상품 등이 그렇다. 이들 부가 상품엔 피자에 따로 추가할 수 있는 ‘토핑’이란 이름이 붙었다. 김 담당은 “해외 로밍 서비스나 여러 모바일 기기의 데이터 상품도 토핑으로 개발하겠다”며 “선불로 만든 신규 요금제의 후불 상품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통신시장에서도 e커머스 물결이 일 것으로 보고 있다. 너겟 이용자가 쌓이면 통신 상품을 온라인으로 바꾸는 이들도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너겟은 이용자가 최대 4명씩 팀을 이루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온라인에서 보편화된 공동 구매를 장려하기 위해서다. 이 혜택의 이름을 온라인 게임에서 팀을 가리키는 파티에서 이름을 따 ‘파티페이’로 정한 이유다.

지난 3월 출시한 베터도 통신 이용자와 온라인 접점을 늘리기 위한 결과물이다. 베터는 다양한 꾸미기 기능을 지원하는 대신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는 수수한 인터페이스에 방점을 찍었다. 김 담당은 “SNS 플랫폼은 5년 주기로 유행이 바뀌는 편”이라며 “그간 과시를 자극하는 SNS가 많았다면 앞으로는 일상을 담백하게 기록하려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베터에는 꾸미기 기능을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