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으로 방대한 데이터 생산해 공격 목표 선정"
가자 민간인 피해 급증…'대규모 암살 공장' 비판 제기

이스라엘군(IDF)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서 표적을 탐색·선정해 공격하는 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전·현직 이스라엘 정보기관 소식통들을 인터뷰해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AI를 활용하는 IDF 정보부대 내부를 엿봤다.

IDF는 가자지구를 공격할 때 '복음'으로 불리는 AI 표적 생성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복음'에는 드론 영상과 감청 정보, 개인과 대규모 집단의 행동 패턴 모니터링 정보 등이 입력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표적 추출 AI '복음'…이스라엘, 하마스 공격에 활용
이달 초 IDF는 표적관리부가 가자지구에서 1만2천개 이상의 표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9년 IDF 정보국에 만들어진 이 부서는 '복음'을 운영한다.

한 관계자는 이 부서의 표적화 과정을 설명하며 "하마스 공작원들이 어디에 숨어있든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IDF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번 전쟁에서 AI 기반 시스템(일명 복음)을 통해 "빠르게 목표물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하마스나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지하드의 요원으로 의심되는 개인의 자택과 같은 공격 표적을 자동 추천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표적관리부는 최근 몇 년간 무장세력으로 의심되는 3만~4만명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

복음과 같은 시스템은 암살 대상자 명단을 작성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까지 IDF 참모총장을 지낸 아비브 코하비는 표적관리부가 AI 역량을 갖추고 운영되고 있으며 수백명의 장교와 병사가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전쟁 이전에 이뤄진 한 인터뷰에서 '복음'에 대해 "인간보다 효과적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생산해 공격 목표로 전환하는 기계"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가자지구에서 연간 50개의 목표물을 추출했지만, 지금은 하루에 100개 표적을 생성하고 그중 절반을 공격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 고위 관리는 표적관리부가 하마스와 관련된 기반 시설을 정밀 공격을 수행하도록 해 적에게 큰 타격을 주고 비전투원에게는 최소한의 피해만 준다고 말했다.

표적 추출 AI '복음'…이스라엘, 하마스 공격에 활용
그러나 가디언과의 인터뷰에 응한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에 회의적이다.

정부에 AI와 인도주의적 법에 관한 조언을 하는 한 변호사는 이스라엘 측의 주장을 뒷받침할 경험적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한 가자지구의 많은 민간인 피해를 고려할 때도 그렇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수의 소식통은 하마스나 이슬라믹지하드 요원의 개인 주택 공습이 승인될 때 표적 조사원들이 예상되는 민간인 사망자 수를 미리 알고 있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IDF가 '복음'을 통해 '대규모 암살 공장'을 운영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마르타 보 박사는 "인간이 (복음과 같은) 시스템에 의존하면서 기계화된 과정의 작은 일부가 되고 민간인 피해 위험을 의미 있는 방식으로 고려할 수 있는 능력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