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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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마다 고급 식당에서 가족 외식을 해오던 전문직 종사자 김모씨(37)는 호텔 뷔페를 알아보다가 깜짝 놀랐다. 매년 부모와 남매들까지 모두 7명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해왔지만 올해는 값이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서울 특급호텔 기준으로 비용은 대부분 150만원에 육박한다. 지난해보다도 20만~30만원은 더 오른 가격이다.

김씨를 더 놀라게 한 것은 이 같은 가격에도 예약 인원이 이미 대부분 다 찼다는 점이다. 12월 저녁 시간대나 주말 식사 예약은 자리가 없어 예약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는 "서울 시내 호텔 식당들 여러 곳에 문의 전화를 돌려 어렵게 예약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연말 외식 성수기를 맞은 호텔들이 뷔페 가격을 많게는 20~30%가량 인상해 인당 20만원을 훌적 넘어섰다. 하지만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에는 대부분 예약이 꽉 찬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계에서도 명품 열풍과 유사한 파인다이닝 선호 현상이 두드러져서다.
서울신라호텔 뷔페 ‘더 파크뷰’ 전경. 사진=신라호텔 홈페이지
서울신라호텔 뷔페 ‘더 파크뷰’ 전경. 사진=신라호텔 홈페이지
2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특급호텔 뷔페들은 12월을 맞아 일제히 가격 인상을 고지했다. 성수기 뷔페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신라호텔과 조선팰리스호텔이다. 신라 ‘더 파크뷰’는 12월21~31일 저녁, 조선팰리스는 12월23~25일과 30~31일 점심·저녁 가격이 21만 5000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만원, 2만원 더 높아졌다. 롯데호텔 서울 ‘라세느’도 12월 저녁 가격을 기존보다 1만원 오른 19만원으로 책정했고, 23~25일과 30~31일 저녁 가격은 20만 5000원으로 뛰었다.

일부 호텔은 연말이 오기 전에도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이미 수차례 뷔페 가격을 올린 바 있어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다만 특급호텔들은 "연말 뷔페 메뉴와 서비스를 보강하면서 한시적으로 가격을 올렸다"는 입장이다.
롯데호텔서울 뷔페 '라세느'. 사진=한경DB
롯데호텔서울 뷔페 '라세느'. 사진=한경DB
소비자들의 볼멘소리에도 호텔이 이 같이 가격을 올린 데는 그럼에도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인당 20만원이 넘는 고가에도 신라호텔 파크뷰, 롯데호텔 라세느, 조선호텔 아리아 등 주요 특급호텔 뷔페는 연말까지 평일 저녁과 주말 등 예약이 마감됐다. 서울신라호텔의 경우 이미 12월 주말 예약이 대부분 찬 상태로, 주말에서 주중으로 밀려 자리를 잡는 예약자들로 인해 주중 역시 만석에 가까운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롯데호텔 서울 역시 12월 주말 평균 80% 이상 예약이 찼고 평일에도 계속 예약이 들어오고 있다.

특히 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스 등 기념일이 주말과 겹칠 경우엔 앞선 예약자가 신청을 취소할 경우 대기를 걸어놓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예약이 몰린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일부 호텔들은 매월 딱 하루만 예약을 받는데 1~2분 만에 수백통씩 전화가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 한 호텔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같은 대목에는 대기자만 수십~수백 명"이라고 귀띔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