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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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장의 한숨
A사장은 젊은 나이에 무에서 유를 창출한 대표적인 창업 CEO다. 어릴 때에는 식당 점원, 배달, 택시 기사 등 수 많은 일을 했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는 A사장이 살아온 인생이다. 매일 6시에 출근하고 가장 늦은 시간에 퇴근한다. 직원 한 명 한 명을 다 기억하며, 특별한 일이 없으면 현장과 사무실을 순회하며 직원들과 작업 현장을 살핀다.

A사장은 매일 생산과 영업목표를 점검하고 전사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종업원수를 확인한다. 영업, 생산, R&D, 경영관리 본부장에게 매일 년간 목표와 관련해 3가지 핵심과제를 보고받는다. 본인이 대면으로 보고받을 수 없을 때에는 8시반 이전까지 금일 해야할 핵심과제 3가지를 메일로 확인한다. 만약 본부장이 대면 또는 메일 보고를 하지 않을 때에는 심한 질책을 한다.

11월임에도 불구하고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이 7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90%를 초과해 100% 달성의 기대가 있는데, 보고하는 본부장이나 현장의 긴장감이 없다. 전 임원들을 집합시키고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 대책을 세워 보고하라고 했다. A사장은 자리를 지키며 임원들의 논의 상황을 지켜보았다. 전체 진행을 맡은 경영관리 본부장이 회사의 목표와 현재까지의 경영 현황을 설명한다. 매출은 3천억 목표였으나 2천억 수준이었고, 영업이익은 10%인 300억이었으나, 절반도 되지 않는 140억을 달성했다. 매출목표도 달성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영업이익은 매출원가의 급증과 판매관리비의 인상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경영관리 본부장은 2개월 동안 노력해 매출 달성을 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자유롭게 의견을 말해 달라고 했다.

모든 임원들이 올해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 중국과 관계 개선이 되지 않는 한 중국 매출 30%는 달성 불가능하며
-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가나 지역의 전쟁으로 원재료 값의 급상승
- 미국 금리 정책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의 혼란
- 인건비의 급격한 상승과 공장 인력의 이직과 채용의 어려움
- 모회사의 단가 인하 및 구매 수량 감소
- 중국 및 인도 경쟁사의 가격 경쟁 심화 등 안된다는 이유는 많다.

뒤에서 참관을 하는 A사장과 앞에서 진행을 하는 경영관리 본부장 모두 당황하고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다. 다들 안된다는 이유만 있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마음 자세가 안돼 있는 것이다. 이곳이 학교도 아니고 임원들은 업무 담당자가 아니다. 책임을 지고 해내겠다는 말보다 안되는 핑계를 대며 변명하는 모습에 화가 났다.

A사장은 연말까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전 임원들 사직서를 받겠다고 호통을 치며 내일 아침 출근했을 때 달성 방안과 세부 실행계획을 주단위로 작성해 올려놓으라고 지시를 내리고 나가버렸다.

경영관리 본부장은 본부장들과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하기 위한 주 단위 목표를 수립하고, 담당 임원들은 달성 방안과 세부 실행 계획을 수립했다. 늦은 밤까지 회의를 지속했으나, 2개월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30%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없었다. 결국 도전 목표와 방안을 중심으로 매출 달성 방안을 만들고 경영관리본부장과 영업본부장이 A사장에게 아침에 보고하는 것으로 정리하고 해산했다.

왜 목표가 실행되지 않고 성과를 내지 못하는가?
목표가 실행되지 못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크게 보면 3분류로 살필 수 있다.

첫째, 목표 자체가 잘못된 경우이다.
시장이나 고객의 욕구나 추세를 반영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시장이나 고객 니즈를 담당자가 파악한 추세와 욕구를 반영하다 보니 담당 조직이나 담당자를 초월한 아이디어나 시사점을 얻기 곤란하다. 결국 시장이나 고객에 대한 지식이나 관리가 직원 수준이다.
이러한 파악도 전략에 반영되어야 하는데, 회사의 전략과 목표는 전년도 실적 기반에 경영층의 의지 목표로 정해지면서 시장과 고객과의 큰 격차가 발생한다. 경영층이 직접 시장과 고객,
현장을 방문해 전사적 수준의 아이디어와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생생한 정보를 습득해야 한다. 회사의 목표가 회사가 지향하는 모습, 방향, 시장과 고객, 경쟁사의 전략, 내부 역량과 자원을 반영하여 종합적이고 전사적으로 수립되도록 해야 한다.

둘째, 목표는 제대로 작성되었으나 실행되지 않는 경우이다.
전사 조직이 현장의 목표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 결론이 나지 않는 과다한 회의,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지시, 경영층이나 상사의 의중만 파악하여 보여주기
식의 목표, 책임전가형 보고와 회의, 단순 공유형 회의 등이다.
잃어버린 목표도 중요한 요인이다. 직장인이라면 당연히 전사와 본부, 상사의 목표를 알아야 한다. 심한 회사의 경우 자신의 목표도 모른다. 잃어버린 목표가 된 상태이다. 이러한 회사들은 목표에 대한 점검이 없는 주 단위 한 일에 대한 실적과 계획만 있다. 목표가 달성될 수가 없다. 과정 관리를 하지 않는 것도 실행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이다. 믿고 맡기는 것인지, 방임하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담당자가 하는 일에 무관심하게 과정 관리를 하지 않는 경우이다. 오죽하면 5년간 근무한 상사와 면담 한번 하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겠는가?

이를 위해서는 전략이 현업의 목표와 실행 계획으로 가기 위한 제도 수립, 점검과 피드백 강화, 성과 면담 강화, 월 단위 성과 발표회 등을 통해 실행을 높여야 한다. 조직과 직원들이 최소 월 단위로 자신의 업적, 잘한 일, 애로사항 등을 정리하여 발표하고 면담하며 보고하는 일을 습관화하도록 해야 한다. 성과관리의 기반은 실행에 있음을 전 조직과 임직원이 내재화하고 체질화되어야 한다.

셋째, 실행은 했지만, 성과가 낮거나 나지 않는 경우이다.
가장 큰 요인은 목표 자체가 낮거나 무의미한 경우이다. 기어가더라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거나, 앞에 목표가 있는데, 뒤로 달리는 식이다.
목표 달성을 방해하는 요인을 제거하지 못한 면도 있다. 저성과 조직이나 저성과 인력을 방치하거나 덮어두어 이들이 발목을 잡는 경우이다.
잦은 조직개편과 이동도 한 몫을 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1년에 여러 차례의 조직개편과 직원 인사이동을 실시한다. 자신이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에 실행이 될 수가 없다.
조직문화도 큰 몫을 차지한다. 책임을 강화하면 도전과 실패 가능성이 높은 일은 하려고 하지 않는다. 타 부서와의 협업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기주의가 강한 조직은 힘들고 경제 부가가치가 낮은 업무를 하지 않는다. 이러한 회사들은 안되는 이유부터 찾고 책임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도전적 업무 부여 및 확정, 저성과 조직과 인력에 대한 강력한 대처, 조직문화의 개혁을 통한
심리적 안정감 기반의 성과 주의 문화 구축, 소통과 협업의 강조 등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쉽지 않다. 어렵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리더가 그 중심에서 길고 멀리 보며 일관성, 지속적으로 이끌고 가야 한다. 결국 조직과 직원의 성장과 성과는 리더의 리더십에 비례함을 항상 기억하고 실천해야 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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