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을 앓다 합병증으로 패혈증에 걸려 사지를 절단하게 된 여성이 공개한 모습. /사진=피플지 인스타그램 캡처, 크리스틴 폭스 제공
독감을 앓다 합병증으로 패혈증에 걸려 사지를 절단하게 된 여성이 공개한 모습. /사진=피플지 인스타그램 캡처, 크리스틴 폭스 제공
미국에서 한 40대 여성이 독감을 앓은 뒤 합병증인 패혈증에 걸려 양손과 다리를 모두 절단하는 일이 벌어졌다.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은 드물게 발생하지만, 얼마나 심각한 질환으로 번질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방송사 폭스뉴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오하이오주에 거주하는 캠벨 고등학교의 부교장이자 두 아이를 둔 어머니인 크리스틴 폭스(42)는 2020년 3월경 인후통 증상을 느끼고 급히 응급실을 찾았다.

의료진은 폭스에 독감 진단을 내렸다. 약을 처방받고 귀가한 폭스의 증상은 더욱 심해졌고, 통증으로 인해 일어날 수조차 없게 되자 다시 병원을 찾았다. 이후 의료진은 재검사를 통해 독감 합병증인 패혈증 진단을 내렸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전염성이 강하고, 65세 이상의 노인과 심폐질환, 당뇨, 응고 장애, 만성 신장 질환, 면역억제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서 합병증이 많이 발생한다.

폐렴이 주된 합병증이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자체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나 이차적으로 세균에 감염돼 세균성 폐렴이 생기면서 나타나기도 한다. 이외에도 보통 근육의 염증과 심장근육의 염증,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심낭의 염증도 생길 수 있으며, 뇌염과 같은 신경계 합병증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위험한 독감 합병증으로 꼽히는 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돼 발열과 빠른 맥박, 호흡수 증가, 백혈구 수의 증가 또는 감소 등의 전신에 걸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신체 장기 기능의 장애나 쇼크 등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사망률이 매우 높다.

폭스의 경우 패혈증이 이미 심각한 감염으로 이어져 위급한 상황이었고, 의료진은 우선 그를 의학적으로 혼수상태에 빠트려 병이 더 악화하는 것을 막아야만 했다. 하지만 끝내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팔과 다리 절단술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당시 혼수상태에 빠진 폭스는 일주일 후 깨어났고, 자신의 사지가 제거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다만 목숨을 건질 수 있어 다행이라는 폭스는 "가끔 (사지가 없어진 것에 대해) 불평하는 저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그때마다 내가 없는 세상에 아이들이 나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었다면 어땠을지 생각한다"며 "살아있는 지금에 감사하게 된다. 내 아이들은 12살, 10살이고, 아이들이 나 없이 성장하는 걸 상상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양성준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관은 전날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 출연해 독감 치료와 관련, "독감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감염 후 몸속에서 3일, 즉 72시간 내 증식이 일어난다.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 초기 증상 발현한 지 48시간 이내에 약을 먹어야 한다"며 "참고로 먹는 약과 흡입약은 독감 치료를 위해 1일 2회, 5일간 투여하고 주사제는 치료를 위해서만 한번 투여한다"고 조언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