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회 대표 "환자 맞춤 '아바타 돼지' 개발…국내서 이종장기 시대 열겠다"
“이종 장기 이식을 위한 면역결핍 돼지(메디피그) 생산에 쓰이는 원천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1차적으로 5년 안에 환자 맞춤형 아바타 돼지를 개발하는 게 목표입니다.”

김진회 바이오간솔루션 대표(사진)는 9일 한국경제신문 기자를 만나 “동물 생명공학 기술을 기반으로 건강한 100세 시대를 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종 장기 이식은 동물에게서 키운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이다. 장기 이식이 필요한 환자 중 이식받는 환자는 10%에 불과하다. 이종 장기 이식이 활성화되면 이식 장기를 구하지 못해 숨지는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건국대 줄기세포재생공학과 교수인 그는 2019년 바이오간솔루션을 창업했다. 김 대표는 경상대 축산과학부 교수로 재직하던 2002년 국내 첫 체세포 복제돼지 가돌이를 탄생시킨 이 분야 대가다. 이종 장기 이식에 필요한 유전자 편집, 면역 거부 제거, 무균화, 줄기세포·인간 장기 생산, 이종 간 장기 이식 등의 기술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종 장기 이식의 핵심 기술은 돼지에게서 키운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했을 때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제어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런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특정 유전자(GGTA1·CMAH)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중국, 유럽 9개국에 적용된다. 주요 특허 유지비로만 매년 3억원 정도를 쓰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쓸 수 있는 장기를 만든 뒤 환자가 생겼을 때 바로 이식할 수 있도록 유니버설 배아줄기세포주(ES)를 생산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최근 국내 특허를 확보했다. 그는 “유전자를 편집해 면역결핍 돼지를 만들고 이를 활용해 사람 장기를 만드는 플랫폼은 완성했다”며 “T세포와 B세포, NK세포 등 면역세포가 없는 돼지 모델을 활용해 항체·세포치료제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오간솔루션의 목표를 실현하려면 면역결핍 돼지를 키울 무균시설이 필요하다. 투자금을 확보해 시설 건설에 나설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