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식량비축그룹, 60만t 사들여…그간 식량안보 강조와 다른 행보

식량 안보를 강조해온 중국이 이례적으로 미국의 대두(콩)를 대량 구매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을 향한 화해의 제스처라는 분석이 나온다.

中, 이례적 美대두 대량구매…"미중 정상회담 앞 화해 손짓"
펑파이신문 등 중국 매체들은 8일 로이터 통신 보도를 인용, 국유 기업인 중국식량비축관리그룹유한공사가 미국에서 60만t의 대두를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구매한 미국산 대두는 오는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멕시코만 연안과 태평양 북서부의 수출 부두에서 선적될 예정이다.

이번 구매량은 중국의 단일 대두 구매 물량으로는 올해 7월 이후 최대 규모다.

올해 미국의 대두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 나온 이번 대(對)중국 대규모 대두 수출은 미국 농산물의 해외시장 활로 확보에 한 가닥 희망을 줬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올해 들어 브라질이 글로벌 대두와 옥수수 시장에서 주도적인 지위를 유지해온 가운데 미국은 선박 운송 차질 등의 영향으로 대두 가격이 상승, 수출 실적이 저조했다.

올해 1∼10월 미국의 대중국 대두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35% 급감했으며, 다른 국가들에 대한 수출 역시 28% 줄었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미국의 연간 대두 수출이 작년 대비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그동안 식량안보를 강조하며 해외 의존을 줄이면서 식량 자급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작년 12월 중앙농촌공작회의에서 "농업 강국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의 근간"이라며 "자기 힘에 의지해 밥그릇을 든든히 받쳐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대두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농업 보조금을 지원하고 경작지를 확대하는 등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또 미중 갈등 고조 속에서 농산물의 미국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수입선을 브라질 등으로 다변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대두 대량 구매에 나선 것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中, 이례적 美대두 대량구매…"미중 정상회담 앞 화해 손짓"
이달 11∼1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이 1년 만에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말 워싱턴 DC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APEC 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8일 미국 방문에 나선 시 주석의 핵심 측근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는 오는 9∼11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을 만나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경제 의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농무부도 미 연방정부 차원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5일 상하이에서 개막한 제6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에 2개 주정부, 15개 기업을 인솔하고 참가해 자국 농식품의 중국 시장 진출 확대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매체들은 이를 두고 미중 무역 시장 개방의 양호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