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나이에 새로운 도전에 나선 두 친구가 있다. 1995년 1세대 벤처기업 인포뱅크를 공동 설립한 박태형 대표와 장준호 대표다. 국내 최초로 신용카드 결제내역 문자 통보 서비스를 선보인 인포뱅크는 최근 기업용 인공지능(AI) 솔루션을 기반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경기고를 졸업한 두 사람은 서울대 공대에 76학번으로 입학했다. 미국계 은행 뱅커스트러스트에서 근무하던 박 대표는 삼성전자를 거쳐 삼성SDS에서 일하던 장 대표를 설득해 1995년 유무선 통신 네트워크 스타트업 인포뱅크를 공동 설립했다. 28년째 동업 중인 두 사람은 어느덧 50년을 함께하고 있다.장 대표는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포뱅크 사업은 대부분 ‘최초’ 타이틀이 붙는다”며 “결제내역 문자 통보부터 문자 투표, 내비게이션 블루투스 운영체제(OS)도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올초엔 50·60대를 겨냥한 팬덤 플랫폼 스타투를 공개했다.신사업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인포뱅크가 카카오톡에 앞서 2010년 1월 출시한 앰엔톡은 뼈아픈 실패로 남았다. 박 대표는 “앰엔톡이 아이폰의 필수 앱으로 탑재돼 100만 다운로드까지 기록하며 카카오톡보다 먼저 시장을 잡았지만, 카카오톡이 여러 명이 대화하는 채팅에 화력을 집중할 때 우리는 1 대 1 대화를 고집하면서 카톡에 밀렸다”고 했다. 이 밖에 네이버밴드와 같은 서비스도 먼저 만들었고 토스 이전에 휴대폰 번호 송금 서비스도 시도했지만, 2006년 코스닥에 상장한 인포뱅크에는 이런 신사업이 모두 적자 요인이 됐다.장 대표는 “앰엔톡을 독립회사로 세웠으면 더 컸을 텐데 당시 시장 흐름을 읽지 못했다”며 “그때 얻은 교훈으로 2015년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조직인 아이엑셀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아이엑셀은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30개 스타트업을 올리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28년간 기업 간 거래(B2B)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한 인포뱅크는 B2B AI 솔루션으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박 대표는 “포지큐브, 큐브로이드, 웨이센 등 AI 스타트업 40여 곳에 투자하면서 기업용 AI 솔루션이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판단했다”며 “고객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모든 부문에 AI를 적용해 서비스하는 AIaaS 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인포뱅크가 먼저 겨냥한 것은 콜센터다. 박 대표는 “내년 상반기 통신사 및 포털과 함께 음성과 영상을 활용한 AI 콜센터를 출시할 것”이라며 “기존 AI 챗봇과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B2B AI 솔루션에선 업무 담당자의 머릿속에 있는 ‘암묵적 지식’을 데이터화하는 게 관건”이라며 “기업용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해온 인포뱅크가 차별점을 지닌 영역”이라고 했다.허란 기자 why@hankyung.com
정부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첫 날 코스피·코스닥이 급상승세를 보이자 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이 일제히 내려앉았다. 앞서 시장·종목 하락세를 예상했던 투자자들은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6일 이차전지 인버스 펀드인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 상장지수펀드(ETF)는 23.09% 빠진 1만982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국내 상장 ETF 중 최악의 수익률을 냈다. 이날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 ETF 종가는 상장 첫날인 지난 9월21일 종가(2만1070원)보다 5.9% 낮다. 이 펀드는 국내 이차전지 주요 종목의 상승폭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지난 90일여간 20% 이상 상승했다. 같은날 코스닥 선물 인버스 ETF는 14% 가까이 급락했다. KOSEF 코스닥150선물인버스(-14.06%),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14.00%), KBSTAR 코스닥150선물인버스(-13.88%), TIGER 코스닥150선물인버스(-13.82%), ARIRANG 코스닥150선물인버스(-13.40%) 등이다. 이는 이날 코스닥이 상승한 영향이다. 코스닥은 7.34% 오른 839.45로 장을 마쳤다. 오전 9시57분쯤엔 주요 종목이 급등하면서 사이드카가 발동돼 5분간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이 정지되기도 했다. 2020년 이후 3년5개월만이다. 코스피 하락시 수익을 얻는 ETF도 일제히 가격이 빠졌다. ACE 인버스 ETF는 4.66% 하락했다. KODEX 인버스 ETF(-4.65%), TIGER 인버스 ETF(-4.79%)도 내리막을 탔다. KBSTAR 200선물인버스2X ETF는 8.20% 빠졌다. 미래에셋 인버스2X 코스피200 선물 상장지수증권(ETN)은 7.43% 떨어졌다. 이차전지는 기존에 공매도 거래가 가장 많이 몰렸던 종목 분야다.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투심이 살아나 가격이 급등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들 종목에 대해선 투자자들이 '공매도가 없어졌다' 자체만으로도 호재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당장은 쇼트커버링에 따른 주가 상승을 점친 개인투자자들의 수급이 강할 것"이라고 했다.하락 상품에 투자한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IT기업에 다니는 30대 투자자 곽 모씨는 "이차전지 기업과 산업에 대해 나름 열심히 공부하고 분석해 인버스 상품에 투자했다"이라며 "정부의 갑작스러운 조치에 주가 향배가 하루아침에 뒤바뀌다니 믿을 수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지방 스타트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신용보증기금이 나섰다. 신용보증기금이 지난 3일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9개 벤처캐피털(VC)과 함께 ‘지방·혁신 창업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벤처투자의 수도권 편중 현상을 해소하고, 복합위기 상황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소재 혁신 창업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협약식에는 최원목 신보 이사장과 대교인베스트먼트, 대성창업투자, 유비쿼스인베스트먼트, 인라이트벤처스, 코로프라넥스트코리아,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트라이앵글파트너스, 포스코기술투자, 현대기술투자 등 9개 VC 대표가 참석했다.협약에 따라 신보와 VC는 ▲지방·혁신 창업기업 추천 ▲신규 투자·신용보증 지원 검토 ▲공동 투자업체 발굴 ▲공동 IR·네트워킹 등 지원 ▲투자 기업 지원을 위한 정보교류 등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이날 함께 진행된 간담회에서 VC 관계자들은 투자시장에서의 신보의 역할과 정책성 금융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근진 대성창업투자 대표는 “전체 투자시장에서 지방기업 투자금액 비중은 20% 이하로, 스타트업이 수도권을 벗어나 지방에서 창업하고, 투자유치를 통해 성장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라고 지적했다.박문수 인라이트벤처스 대표는 “지방기업이 안심하고 투자받을 수 있는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정책기관의 선제적 모험자본 지원이 필수”라며 “지방 투자기업에 대해서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후속 투자가 더욱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에 최원목 신보 이사장은 “이번 협약은 글로벌 경기둔화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소재 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위해 민간과 정책기관이 함께 힘을 모으는 데 의미가 있다”며 “신보는 자금조달과 후속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 혁신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보다 다양한 정책지원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