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머치 감성’의 음악영화... 이와이 슌지의 ‘키리에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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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개봉하는 ‘키리에의 노래’는 음악으로 꽉 찬 영화다. ‘러브레터’(1999)의 이와이 슌지 감독은 여기에 더 많은 것들을 쏟아부었다. 감성적인 스토리와 고운 비주얼. 마지막 눈물을 위한 아련한 사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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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싱어송라이터인 아이나 디 엔드의 거친 목소리는 매력적이다. 일본에서 2015년 결성된 얼터너티브 아이돌 밴드 ‘BiSH’ 출신으로, 이번 영화는 그의 첫 실사영화 도전이다. 키리에 만의 ‘기교 없는 창법’을 고민했다는 그는 영화 속 노래의 작곡에도 참여했다.

키리에는 길거리와 스튜디오에서 여러 뮤지션들과 함께 하며 목소리를 키워간다. 다양한 공간을 가로지르며 이어지는 음악들은 섬세하게 편집돼있다. 감성적인 가사들이 촘촘이 이어지며 메시지를 더한다. 하지만 때때로 이 노래들이 길고 장황한 느낌을 준다. 노래 각각의 색깔과 개성을 중시하는 관객이라면 더욱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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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에를 돕는 인물들은 선하고 따뜻하지만, 삶에 깊이 끼어들지는 않는다. 구질구질하게 끼어들 바엔 거리를 두며 스치거나 관조한다. 그런 가벼움이 오늘날 우리가 원하는 위로의 덕목일 지도 모르겠다.
영상은 역시 아름답다. ‘하나와 앨리스’(2004) ‘릴리 슈슈의 모든 것’(2005) 등 이와이 슌지의 작품들은 늘 감각적인 미장센으로 기억되곤 했다. ‘키리에의 노래’에선 옛 동네의 정감어린 모습들이 인상적이다. 로케이션 장소인 미야기현 센다이시는 감독의 고향이기도 하다.
오프닝을 장식한 홋카이도 눈밭은 ‘러브레터’의 일명 ‘오겡끼데스까(잘 지내시나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그 영화가 24년 전이다. 아름답고 섬세한 ‘감성 영화’를 즐기던 관객들도, 감독도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 젊고 신선한 얼굴들이 가득한 ‘키리에의 노래’를 보면서 이 생각을 문득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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