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에브리싱'의 파격 연출···"다음엔 현대 전기차 타자" [사진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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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림동 사진관'에 쓰여진 기사는 한국경제신문 지면에 반영된 기사를 정리했습니다.
정상회담 이후 예정에 없던 23분 '깜짝 환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손에 쥘 수 있다는 의미로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윤석열 대통령이 머무르는 숙소를 찾아 24일 별도 환담을 했다.두 정상은 지난 22일 정상회담을 했지만 빈 살만 왕세자가 이날 윤 대통령을 찾으면서 예정에 없던 환담을 23분간 했다. 윤 대통령은 환담 이후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운전하는 차량 옆자리에 동승해 다음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대통령실에서는 빈 살만이 윤 대통령을 각별하게 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과 사우디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해석도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연설을 통해 한국과 사우디의 관계를 더욱 가깝게 하자고 제안했다.
韓-사우디 경제협력 60兆로 키웠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을 계기로 156억달러(약21조원) 규모의 수주 계약 및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총51건으로 지난해 양국이 맺은 290억달러(약39조원) 규모 투자 협력을 더하면 60조원 수준에 이른다. 정부는 '제2의 중동붐'을 통해 한국을 둘러싼 경제 복합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 체결한 290억달러 규모 투자 협력을 구체화하고, 네옴시티 건설 등 사우디가 추진하는 신규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했다. 한국석유공사와 사우디 아람코는 530만 배럴에 이르는 원유 비축 계약을 체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포스트 오일 시대에 한국은 사우디의 최적의 파트너"라며 "양국 관계가 전통적인 에너지와 건설 등 분야에서 자동차, 선박도 함께 만드는 첨단산업 파트너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광 및 문화교류 뷴야에서도 협력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빈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의 국가발전 전략인 '비전 2030' 중점 협력 국가인 한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직면한 복합위기는 새로운 중동붐을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인 윤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첨단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과 풍부한 자본,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우디가 만나 시너지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 만난 이재용·정의선 회장
양국 기업들의 첨단제조 및 신산업 협력도 대거 이뤄졌다. 현대자동차는 사우디 국부펀드와 4억달러(약5000억원) 규모의 사우디 현지 자동차 조립공장 설립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이 공장에서는 2026년부터 연5만 대의 전기차 등을 양산할 예정이다. 공장은 킹 압둘라 경제기지에 건립되며 전기자동차와 내연기관차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디지털, 의료, 로봇 등과 관련한 MOU도 다수 체결됐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달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0년 뒤, 20년 뒤, 30년 뒤 사우디의 미래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한국을 거론하기도 했다.빈 왕세자는 "1970년대 후반까지 사우디의 국내총생산은 한국보다 더 많았지만, 지금 한국은 세계10위권인 반면 우리는 20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한국을 목표로 미래 성장 비전을 짜고 있음을 시사했다.
네옴시티 사업, 한국기업 대거 수주 유력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사우디가 추진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 중 250억달러(약34조원) 규모 사업에서 한국 기업의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네옴시티는 900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도시를 건설하는 '더라인'을 비롯해 총 4개 프로젝트로 구성됐다. 여기에 소요되는 총 공사비는 5000억달러(약6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기업은 이중 250억달러(약34조원) 규모 터널, 건축 구조물, 항만 등 인프라 구축 사업 입찰에 참여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24억달러(약3조2000억원) 규모 가스플랜트 사업 수주 계약을 따내는 등 사우디 진출 50주년을 맞은 한국건설업계에 '제2 중동붐'에 필적하는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한국 기업들은 윤 대통령 참석하에 열린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에서 사우디 측과 4건의 인프라 수주 계약 및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디지털 트윈·모듈러 건축···'스마트 인프라'도 한국이 구축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은 아람코가 보유한 셰일가스 매장지에서 천연가스 경제 플랜트를 건설하는 계약을 맺었다. 네이버는 사우디 도시농촌주택부와 현지5개 도시에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 계약을 맺었다.삼성물산은 사우디 국부펀드와 스마트 건설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고, KT와 현대건설은 사우디텔레콤과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에서 열린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 참석해 디지털, 청정에너지, 바이오헬스, 우주 등 4대 분야에서 양국의 과학기술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韓, 사우디 차세대 무기도 함께 만든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을 계기로 44개항에 걸친 공동성명을 24일 채택했다. 공동성명에는 사우디가 추진하는 수백조원 규모의 네옴시티, 키디야 등 '기가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의 참여는 물론 자동차·조선 등 제조업 협력 확대 등이 명시됐다. 공동성명은 총44개 항으로 교역·산업, 건설·인프라, 국방·방산·대테러, 에너지·기후변화, 문화·관광, 국제·역내평화 등을 망라했다.윤 대통령과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채택한 공동 성명을 통해 양국이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사우디 칼리드 빈 살만 장관은 "결실 단계에 접어든 한·사우디 방산 협력 성과는 양국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한국과 차세대 방산 협력을 희망한다"며 기술 협력과 공동 생산까지 함께하는 포괄적인 협력을 제안했다.
방산업계에서는 글로벌 무기시장 '큰손'으로 통하는 사우디와의 방산 협력은 한국방위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한화·삼성重도 30척 계약 임박"···조선 빅3 '카타르 잭팟'
HD현대중공업이 25일 카타르에너지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7척(39억달러)를 수주한 것은 단일 계약으로는 국내 조선업계 최대 규모다.HD현대중공업의 반년치 일감에 해당한다. 한국 조선사들은 올해 세계LNG운반선 수주 시장에서 81%를 쏟아왔다. LNG운반선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반으로 꼽힌다. 카타르에너지가 추가로 발주할 LNG운반선 30척도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수주 조건을 막판 협상중이다. 두 회사가 수주하면 올해 LNG 운반선 수주 시장의 90%를 한국 조선사들이 점유하게 된다. 이번 윤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사우디에서는 약 156억 달러(한화 21조1000억원), 카타르에서는 약 46억 달러(6조2000억원) 규모의 계약 및 업무협약(MOU)이 체결됐다. 이를 합치면 총 202억 달러(27조3000억원) 규모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