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터널매목·부비트랩·자살폭탄으로 맞설 듯…이 고전 가능성
2017년 이라크서 9개월 걸린 ISIS 격퇴 작전 재연 우려도

이스라엘군이 준비 중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지상전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파놓은 함정에 걸어 들어가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이스라엘 동맹국들의 우려가 나온다고 미 CNN 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하마스와 주변국 우호 무장세력들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침공에 맞설 계획을 세워둔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이같이 전했다.

하마스가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할 때 이스라엘의 대대적 반격을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고, 이를 오히려 원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마스 입장에서 이스라엘 기습 공격이 전쟁의 1단계라면 가자지구 지상전은 2단계라는 것이다.

[이·팔 전쟁] 하마스 함정에 빠질라…이스라엘 동맹, 지상전에 불안한 시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하마스 궤멸'이란 목적을 달성할지 불투명하며 오히려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하마스는 이미 가자지구에 방대한 규모의 미로 같은 터널을 구축, 무기를 배치하는 등 요새화했다.

하마스는 곳곳에 부비트랩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 자살폭탄 테러범과 군인납치팀도 이스라엘군과의 지상전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군은 과거 대규모 시가전 경험을 이스라엘과 공유하고 있다.

이라크군이 2017년 대규모 공습을 동반한 미군, 영국군 등의 지원 하에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IS)를 몰아내는 데 9개월이 걸렸다.

당시 모술에 민간인은 거의 없었지만 ISIS가 터널을 이용해 매목 공격을 해 이라크군이 힘든 전투를 치렀다.

가자지구 지상전에서도 이런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하마스는 동맹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로부터 폭탄제조 기술을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보다 정교해지고 파괴력도 커진 것으로 보이는 폭탄은 이스라엘 지상군과 탱크를 위협할 수 있다.

하마스는 지상에서 공중 목표물을 공격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이스라엘 지상군을 엄호하는 아파치헬기가 표적이 될 수 있다.

지상전이 벌어질 경우 230만명이 거주하는 가자지구에서 주민들의 인명 피해가 매우 커질 수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7일 이스라엘과의 전쟁 이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사람이 모두 6천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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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소식통들은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가자지구 지상전이 2003년 미국이 사담 후세인 정권 전복을 위해 이라크를 침공한 이후 벌어진 현지의 통제 불능과 같은 사태를 촉발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의 참전 여부도 변수다.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최고지도자는 지난 24일 레바논에서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PIJ)의 고위급 인사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테러와 전쟁에 "자비는 없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서방이 이슬람과의 전쟁으로 간주될 수 있는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