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반대매매는 바닥 신호?"…신용잔고 부담 줄어든 종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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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장서 신용잔고 5% 이상 감소했고, 선행 EPS 상향된 23종목
실적전망 대폭 상향된 LS전선아시아, 급락장서 신용잔고 절반 감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역대급 규모의 반대매매가 나오며 한국 주식시장이 무너졌다. 지난 18~20일에 이뤄진 반대매매 규모는 1조3522억원이라고 한다. 첫 날부터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연일 갈아치웠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매수(신용거래)한 주식의 가격이 하락해 담보비율이 약정된 수준 이하로 떨어지거나, 외상거래로 산(미수거래) 이후 결제대금을 내지 못했을 때 증권사가 강제로 매도해 채권을 회수하는 걸 말한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포지션이 청산됐다는 점에서 반대매매가 쏟아지는 걸 증시 바닥 신호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증권사가 담보로 잡은 주식을 팔 때는 채권을 최대한 회수하기 위해 하한가로 매도주문을 내기 때문에 반대매매 자체로 주가가 더 하락하기 때문이다.

한경 마켓PRO는 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반대매매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이 무너지는 동안 신용잔고 수량이 5% 이상 감소한 종목 중 이달 들어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가 늘어난 23개 종목을 추렸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추려진 종목 중 신용잔고 수량이 가장 많이 감소한 종목은 LS전선아시아다. 지난 17일에는 90만5859주였던 신용잔고가 45만2468주로 절반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주가는 8.39% 하락해 줄어든 신용잔고 수량 중 반대매매의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2개월 선행 EPS는 이달 들어 66.42% 상향됐다. 추려진 종목들 중 상향폭이 가장 컸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S전선아시아는 중저압 전력선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는 중요한 변곡점에 있다”며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 그룹과 손잡고 고부가 해저 케이블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고, 한국과 베트남의 신토류 공급망 동맹 관계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분기 실적도 분기 최대에 도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가가 가장 크게 하락한 종목은 농계기 기업인 대동으로, 4거래일동안 16.06% 하락했다. 신용잔고 수량은 39만7723주에서 35만9471주로 9.62% 감소했다. 지난달에 급등한 뒤 이달에는 조정이 이어지는 중이었다. 이 와중에 주식시장이 무너지면서 대동의 하락세도 더 가팔라진 모습이다.

다만 주가 급등의 단초가 됐던 자율주행 관련 모멘텀은 아직 살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동은 지난달 초 포스코와 특수환경용 임무수행 로봇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중순에는 자율주행 3단계 국가시험을 통과했다. 이에 대해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쟁사 대비 선제적으로 자율주행 국가시험을 통과해 관련 기술력이 비교우위에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포스코와 개발할 로봇은) 자율주행 3단계 기술력과 무거운 무게릴 이동시킬 수 있는 모빌리티 기술의 결합으로, 레퍼런스를 확보하면 다양한 영역 및 산업으로의 진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외 롯데정보통신과 한화오션의 주가가 4거래일동안 각각 10.93%와 10.46% 하락했다.

롯데정보통신은 신용잔고가 17.77% 감소했고, 이달 들어 12개월 선행 EPS는 2.12% 상향됐다.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이미 눈높이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9억원으로, 1년 전 대비 19.44% 성장할 전망이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정보통신의 성장 스토리는 2가지로, △그룹사 내 신규 계열사 편입 △스마트 물류 자동화 학대에 따라 시스템통합(SI)과 시스템관리(SM)의 동반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오션의 신용잔고는 5.08% 감소했고, 12개월 선행 EPS는 7.01% 상향됐다. 이 종목은 당장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되고 있다. 다 지은 뒤 인도하지 못한 드릴십 2기에 대한 중재소송 승소로 충당금 환입이 발생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기에 대한 선수금 원금이 1억8000만달러이기 때문에 일회성 환입의 기대감이 있다”며 “올해 수주 목표 달성에 대한 불안감도 연말까지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