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까지 4조370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9년간 그룹을 이끌어온 윤종규 회장이 다음달 퇴임을 앞둔 가운데 KB금융이 올해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5조원 시대를 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B금융, 금융지주 첫 '순이익 5조 시대' 여나

이자이익 의존도 심화

KB금융은 올 3분기 순이익이 1조373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1조2713억원)보다 8.1% 증가한 것으로, 올해 도입된 새 회계기준(IFRS17)을 반영한 작년 3분기 조정 순이익(1조3678억원) 대비 0.4% 늘었다. 증권사 전망치 평균(1조3449억원)도 2.1% 웃돌았다. KB금융은 2분기(1조4991억원)보다 순익이 줄어든 것과 관련해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 손실과 KB손해보험이 금융당국의 IFRS17 관련 회계 가이드라인을 반영하면서 일회성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의 3분기 실적은 기업대출 등 대출자산 확대에 따른 이자이익이 이끌었다. 3분기 이자이익은 3조879억원으로 2분기보다 3.8% 늘었다. 하지만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조달금리가 올라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09%로 2분기 대비 0.01%포인트 하락했다.

투자은행(IB)부문 수수료 감소 등으로 3분기 수수료수익은 2분기에 비해 5.3% 줄어든 9014억원에 그쳤다. KB금융의 3분기 총영업이익(3조9662억원)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77.9%에 달했다. 2분기(69.2%)에 비해 이자이익 의존도가 커졌다. 미래 손실에 대비해 쌓는 대손충당금은 전분기보다 31.1% 줄어든 4486억원을 적립했다.

고금리 기조 속에 국민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9969억원으로 2분기보다 7.5% 증가했다. 순이자이익이 2조5216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2.4% 늘어난 덕분이다. 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855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0% 증가했다. 건전성 지표는 소폭 악화했다. 3분기 말 연체율(0.25%)과 총여신 중 회수가 불투명한 여신 비율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0.26%)은 전분기 대비 0.02%포인트와 0.01%포인트 상승했다.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은 뒷걸음질쳤다. KB증권(-8.4%)과 KB손해보험(-10.7%) KB국민카드(-25.4%) KB라이프생명(-7.8%)은 3분기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줄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KB증권(3611억원)과 KB라이프생명(2804억원)만 작년보다 18.9%, 108.6% 각각 증가했다.

KB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2분기와 같은 주당 510원의 분기 배당을 결정했다. KB금융은 지난 7월 발표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관련, “8월부터 신탁계약 방식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으며 매입이 완료되는 대로 소각할 계획”이라고 했다.

JB금융도 사상 최대 실적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을 자회사로 둔 JB금융지주는 3분기 당기순이익이 16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증가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493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광주은행(2151억원)과 전북은행(1596억원)의 3분기까지 순이익은 5.6%와 0.1% 증가했다. 자본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ROE(자기자본수익률)는 13.7%,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 보여주는 총자산이익률(ROA)은 1.11%로 은행계 금융지주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