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길 함께 간다"…이재용 1년, 기술·네트워크 '광폭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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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日협력사 모임 LJF
30주년 교류회 주재
반도체·배터리 사업장 돌며
"세상에 없는 기술 투자해야"
美 테크 거물 만나 협력 강화도
30주년 교류회 주재
반도체·배터리 사업장 돌며
"세상에 없는 기술 투자해야"
美 테크 거물 만나 협력 강화도

“천 리 길 함께 가는 소중한 벗”
22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주말 서울 한남동에 있는 삼성 영빈관 ‘승지원’에서 LJF(이건희와 일본 친구들) 정례 교류회를 주재했다. LJF는 이건희 선대회장이 삼성과 일본 전자업계 부품·소재기업 간 협력체계 구축을 제안해 1993년 시작됐다. 이번 교류회에는 삼성 주요 정보기술(IT) 계열사 사장단과 TDK, 무라타제작소 등 8개 일본 협력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 회장이 LJF 정례 교류회를 주재한 것은 회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이날 이 회장은 환영사에서 “삼성과 일본 업계가 미래 산업을 선도하고 더 큰 번영을 누리기 위해서는 ‘천 리 길을 함께 가는 소중한 벗’ 같은 신뢰·협력 관계를 앞으로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 일본 부품·소재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래 기술에 생존 달려”
이 회장이 LJF 교류회를 주재한 것은 회장 취임 이후 1년간 이어온 기술 중시 경영과 네트워크 확장의 연장선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25일, 회장 취임 이틀 전 열린 사장단 오찬에서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며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이후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주요 사업장을 찾아 첨단 기술 전략을 직접 챙기며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3월과 지난 19일 경기 화성캠퍼스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주문한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경제계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이 회장의 경영 행보에는 끊임없는 혁신과 선제 투자를 통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굵직한 수주 계약을 따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4∼5월 미국 출장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글로벌 산업계 거물 20여 명을 만나 삼성과의 협력 방안을 구체화한 게 대표적이다.
‘뉴 삼성’ 비전 필요
이 회장의 과제로는 ‘초일류 기업’으로의 도약이 꼽힌다. 이 회장은 201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등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5세대(5G) 통신 등을 집중 육성해 삼성의 글로벌 위상을 더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이 회장은 삼성의 재도약을 위해 인공지능(AI), 로봇, 차세대 통신 등 미래 먹거리 관련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찾는 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제2의 신경영’을 통해 삼성의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산업계에선 4년째 이어진 ‘사법 리스크’가 이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회장은 27일 회장 취임 1주년에도 재판정에 출석한다. 이 회장이 올해도 별도 메시지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