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형사재판소(ICC)가 가자지구 전쟁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자들을 상대로 체포영장을 요청했다고 CNN이 20일 보도했다. ICC가 처음으로 미국의 동맹국인 이스라엘 지도자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보도에 따르면 카림 칸 ICC 검사장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하마스 정치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를 상대로 체포 영장을 요청했다. 또한 칸 검사장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 최고사령관 무함마드 데이프,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예에 대한 영장도 청구할 계획이다. ICC 재판관들은 칸 검사장이 제출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예정이다.칸 검사장은 신와르, 하니예, 데이프에 대한 혐의는 “처형, 살인, 인질 납치, 강간, 구금 중 성폭행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월 7일 이스라엘에서 사람들이 침실과 집을 잃고, 키부츠(집단 농장)에서 쫓겨났을 때 세계는 충격을 받았다”며 “사람들은 심각하게 고통받았다”고 덧붙였다.지난달 ICC 수석 검사가 이스라엘 고위 정부와 군 관계자에 대해 체포 영장 발부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2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ICC 체포 영장 발부를 막아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김세민 기자
‘미스터 에브리싱’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0일 일본 방문을 돌연 취소했다. 2022년 11월에도 갑자기 방일을 취소한 데 이어 두 번째다.일본 정부는 빈 살만 왕세자가 일본 방문을 연기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당초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일본에 도착해 21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회담하고 22일 나루히토 일왕을 만날 예정이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우디 측으로부터 지난 19일 밤 국왕 건강 상태를 고려해 빈 살만 왕세자의 일본 방문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야시 장관은 “다시 양국이 일본 방문 일정을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올해 88세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19일(현지시간) 폐렴 진단을 받았다고 사우디 국영 SPA통신이 보도했다. 사우디 왕실은 이날 살만 국왕이 고열과 관절통 증세로 검사받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살만 국왕은 2015년 왕위에 올랐지만 국정은 빈 살만 왕세자가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빈 살만 왕세자는 2022년 11월에도 일본 방문을 돌연 취소했다. 당시 양국 정부는 입을 닫았다. 중이염, 일본의 원유 증산 요구 등이 취소 이유로 거론됐지만 의전 때문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빈 살만 왕세자가 일본 황실 인사와의 만남, 공항 마중 등을 요구했고 일본은 이를 무리한 요구로 봤다. 일본 황실은 국빈 방문한 외국 정상만 선별적으로 면담한다.빈 살만 왕세자는 당초 21일 기시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산업 및 금융 협력을 위한 포괄적인 틀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사우디 투자 상장지수펀드(ETF)의 도쿄증시 상장 추진도 논의할 예정이었다. 사우디는 석유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이 20일 취임식을 열고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현상 유지’ 정책 기조를 강조했다. 다만 30분가량 이어진 취임 연설에서 31번이나 ‘민주주의’를 언급하며 중국과의 차이점을 부각했다. 중국은 이날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 미국 기업을 제재하며 라이 총통 취임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라이 총통은 이날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샤오메이친 부총통과 함께 취임 선서를 하고 제16대 총통으로서 4년간 임기를 시작했다. 민주진보당 소속인 그는 지난 1월 3파전으로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40.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대만의 반중 정서를 자극하면서 인기몰이해 차이잉원 전 총통에 이어 민진당 3연임을 성공시켰다.라이 총통은 취임사에서 “민주주의, 평화, 번영은 대만의 국가 로드맵”이라며 “우리가 세계 다른 지역과 연결되는 고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안의 미래는 세계 형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민주화된 대만을 계승해 평화의 조타수가 되겠다”고 했다. 차이 전 총통의 8년 집권 기조를 이어받아 현상을 유지하면서 결코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겠다(不卑不亢)’는 선언이다. 또한 강경 독립주의자로 평가받는 라이 총통이 임기 초반에는 과도하게 중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그는 중국에 대해 “대만 정부와 대결보다는 대화로, 장벽보다는 교류로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구체적 협력 분야로 양국 간 상호 관광 재개, 중국인의 대만 대학 진학 허용 등을 언급했다.또한 라이 총통은 이날 △국방력 강화 △경제